경제·금융 정책

[이 사람-김연희 대표]"기업이 찾는 인재? 온실 속 화초 아니라 사회 밑바닥 아는 사람"

강남 8학군 출신 수재 뽑아놨더니

야근하는 날엔 엄마에게 항의전화

수십가지 알바 경험한 다른 사원은

어떤 사람 상대로도 의사소통 원활

15일 김연희 BCG 시니어파트너./이호재기자.15일 김연희 BCG 시니어파트너./이호재기자.


“강남 8학군 출신에 일류 대학 나오고 해외 연수 다녀와서 영어도 잘하는 친구를 뽑은 적이 있는데 조금만 업무 강도가 세지면 힘들어하더라고요. 밤늦게까지 일하는 날에는 그 친구 엄마로부터 항의 전화도 받아요.”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아시아태평양 유통 분야 대표에게 ‘사회에서 성공하는 인재’에 대해 물으니 소개한 경험담이다. 그는 다른 신입사원의 예도 소개했다. “막노동, 미장원, 식당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수십 가지 한 친구가 들어왔는데 너무 괜찮았어요. 컨설팅 회사는 다양한 산업을 봐야 하는데 이 친구는 사회 밑바닥에서 뭘 생각하는 건지 다 아는 겁니다. 어떤 사람을 상대로도 의사소통이 원활하고요.”


온실의 화초가 아닌 고생을 많이 하고 사회 밑바닥을 이해하는 사람이 좋은 인재가 된다는 얘기다. 자격증 등 ‘스펙’을 많이 쌓고 경험도 어학연수, 프로젝트 활동 등 전형적인 것들만 말하는 취업 전문가들의 조언보다 훨씬 실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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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의학적으로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다른 인종이 만나 아기를 낳으면 제일 좋다는 말이 있듯이 회사 차원에서도 다양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많이 확보한 조직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대표는 “예전에 리더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처럼 모든 분야를 다 잘하는 슈퍼맨이었는데 이제는 사회·경제가 워낙 복잡해서 그럴 수 없다”며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고 조화가 잘 되는 여러 리더들이 종합적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컨설턴트로서 기업들을 평가할 때도 1명의 리더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능력 간 조합이 부족함이 없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91년 컨설턴트의 길에 들어선 후 30년 가까이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비전을 제시해왔다. 그런 김 대표 개인의 최종 목표는 무언지 묻자 “정부가 추구해야 할 핵심성과지표(KPI)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 도로 돌아왔다. 그는 “기업의 가치는 이윤 실현으로 단순한데 정부의 KPI는 국정 지지도인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인지, 국민의 만족도인지 잘라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으냐”며 “추구해야 할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국정 운영 방향도 일관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비영리단체(NGO) 등도 비슷한데 언젠가 이런 집단의 핵심 가치를 제시하는 작업들을 하면서 공익에 기여하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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