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중소기업간 실질적인 교류 활성화를 위해선 민관 합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한·러 교류의 중심축이 될 가스나 철도 등 기간산업에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3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한국 중소기업 대표단과 엄기영 이르쿠츠크 주재 한국 총영사, 한국과 러시아의 통상·통일 전문가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 KBIZ 글로벌포럼’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서 한·러 경제협력을 위해 9개의 다리를 놓아 동북아경제공동체와 다자안보체제로 발전하는 밑바탕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지목한 9개의 다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이다.
이르쿠츠크는 동시베리아의 행정 및 정치·경제의 중심이자 한민족의 시원인 일혼섬을 품고 있으며, 지난 2011년 중단된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의 핵심인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향후 남·북·러 3각 협력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번 포럼은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시장 진출의 어려움 타개 및 중소업계의 새로운 시장 개척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포럼 주제도 △동북아 번영과 평화를 위한 한·러 상생협력방안 △유라시아 대륙 횡단철도와 한·러 경제협력방안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러시아의 대표적 소장파 학자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러시아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남북통일은 단기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지만, 50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과 동등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러 경제협력은 환태평양 시대를 주도하는 역동의 협력플랫폼이자 새로운 기회”라며 “의료분야, 수산물가공, 양식업, 관광업이 단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성원용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투자가 없다면 교역의 팽창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가스관 연결, 전력계통 연계,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연결 등 3대산업이 한·러 경제협력을 비약적으로 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신북방정책에 중소기업이 도전의식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하면서, “한·러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민관 합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사를 주관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1억 4,000만명의 소비 시장이 있어 ‘포스트 차이나’로 발전할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한·러 교류의 다리가 될 가스, 철도, 전략 등 기간산업에 중소기업 컨소시엄이 적극 참여하여 중소기업계가 ‘수출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