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그룹 조선 3사가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수주 절벽’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휴직에 들어간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노사가 순환 유급휴직에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에 이어 현대미포조선까지 일감이 없어 휴직을 실시함에 따라 현대중 그룹 조선 3사 모두 근로자들이 휴직에 들어가게 됐다.
현대미포조선의 휴직 시기는 물량부족이 심각해지는 오는 10월 1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시행된다. 휴직은 유휴 인력이 발생하는 부서와 직종에 한정해 실시한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올해 1월 23일 물량 감소에 따른 인력운영 등을 논의하기 위해 노사 공동위원회를 구성한 뒤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마련했다. 당초 회사 측은 초반 최장 1개월의 무급휴직 시행을 노조에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조합원 생계에 직접 타격을 주는 무급휴직은 받아들일 수 없고 유휴 인력에 대한 고용유지 비용을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행위”라며 거부한 바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울산 본사 4개 도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적은 35만t의 4도크를 8월 중순부터 오는 12월까지 3개월간 가동 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2월 중 로팩스선(로팩스는 Roll on Roll off & Passenger의 약자로 과거 카페리선)을 건조할 때부터 다시 4도크에서 생산 공정을 정상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같은 그룹사의 맏형 조선사인 현대중공업도 수주가 크게 줄면서 7월부터 군산조선소 도크를, 앞서 올해 3월 울산 본사 조선소 5도크, 지난해 6월 울산 본사 4도크의 가동을 각각 중단했다. 현대중의 선박 수주 잔량은 2016년 8월 91척(함정 제외)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65척에 불과했다. 특히 해양사업은 2014년 11월 이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엔진기계 사업 부문부터 유급휴직을 시작했고, 9월부터 일감 부족현상을 겪는 사업 부문별로 돌아가며 휴업과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노사가 일감 부족에 따른 부작용 완화, 고용유지를 위한 노력으로 생산직 유급휴직 시행에 최근 합의한 바 있다. 생산직 2,680여 명이 다음 달 16일부터 내년 6월 24일까지 인당 5주씩 유급휴직에 들어간다. 현대삼호중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 기간으로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