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 위치한 총회장 연단에 오르자마자 “4일 전 신성한 유엔 회의장을 어지럽힌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의 연설을 논평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면서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 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평화에 최대 위협”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가) 망발을 늘어놓았기에 나도 같은 말투로 답하는 게 응당하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의 왕초(lying king)’ ‘악통령(president evil)’으로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첫 유엔 연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고 북측에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한 데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리 외무상은 또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편 2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미치광이’ ‘깡패’로 지칭한 성명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분명히 미치광이”라고 몰아붙인 데 이어 이날 야외 연설에서도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조롱의 강도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북한 정상이 가장 피해야 할 표현들로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북핵 위기가 실질적으로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