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과거 전동칫솔을 사용했다가 수개월 만에 결국 다시 일반칫솔로 돌아온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전동칫솔의 ‘진동’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못했기 때문. 양치질을 할 때마다 출혈을 할 정도로 잇몸이 상했고, 3분 간 진동에 시달리고 나면 소위 ‘골이 흔들린다’는 느낌이 남아 불쾌했다. 충전·휴대가 번거롭다는 점도 극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단점들을 대부분 개선했다는 값비싼 전동칫솔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비싼 제품은 뭔가 다를까. 30만원에 달하는 필립스소니케어의 ‘다이아몬드클린 딥클린 에디션(이하 딥클린 에디션)’을 사용할 기회를 얻어 2주간 체험해봤다.
우선 양치 후 상쾌함이나 쾌적함 측면에서는 일반칫솔이 전동칫솔을 따라갈 수가 없다. 양치하는 이유는 치아 표면과 사이 등에 생기는 플라크(치태)를 제거하기 위해서인데 대부분 전동칫솔은 이런 플라크 제거 효과가 일반칫솔 대비 훨씬 크다고 선전한다. ‘딥클린 에디션’ 역시 10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임상결과를 보여준다. 실제 그 정도인가 싶기는 하지만 해당 제품을 사용해 양치한 후 치아 표면이 훨씬 더 매끈하게 느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일반칫솔로 닿기 힘든 곳을 효과적으로 세정해준다는 점도 탁월했다. 목이 길고 칫솔모가 작은데다 진동이 알아서 닦아주는 ‘딥클린 에디션’을 이용하면 일반칫솔로 닦아내기 힘든 치아 뒤쪽까지 만족스럽게 씻어낼 수 있었다. 기자의 경우 평소 양치 시 입안 깊숙이 난 사랑니를 닦기 위해 손에 힘을 많이 준 결과 잇몸이 상하는 일이 많았는데 전동칫솔을 사용한 2주간은 한 번도 잇몸 출혈을 겪지 않았다. 칫솔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을 일반칫솔 대비 2배까지 흡수한다는 ‘어댑티드 클린 칫솔모’의 효과를 본 것 같았다.
일반칫솔 사용 시 누릴 수 없는 여러 장점도 많았다. 짧은 신호음 등으로 입안의 4대 구역을 나눠 양치하도록 알려주는 간격 타이머 ‘쿼드 페이서’나 양치를 시작한 후 2분 뒤 자동으로 꺼지는 ‘스마트 타이머’ 등은 사소한 듯 보이지만 정확한 양치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또 콘센트를 연결한 컵을 제공, 그 안에 칫솔을 넣어두면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도록 하고 휴대를 위한 별도 보관용 충전케이스를 제공하는 등 여러모로 편리함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2주간의 사용을 통해 과거 전동칫솔에 가졌던 부정적 인식은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다만 수십 만원을 주고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는 고민이 됐다. 전동칫솔의 강한 진동이 주는 불쾌감을 끝내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딥클린 에디션’의 경우 일반세정·미백·민감세정·잇몸케어·딥클린 등 5가지 모드를 고를 수 있게 돼 있는데 기자의 경우 진동 강도가 가장 약한 민감세정(센서티브) 모드만을 2주 내내 사용했다. 물론 칫솔질이 어느 정도 강해야 상쾌함을 느끼느냐는 사람마다 차이가 큰 부분이고 시간이 지나면 점점 익숙해지는 경향도 분명히 있다. 강한 칫솔질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가용 제품 등을 우선 구매해 사용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