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대기업의 연구직으로 일했던 진봉호(31)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잦은 야근과 동료들과의 경쟁에 지쳐 4년 전 평택으로 귀농했다. 0.5㏊ 규모로 벼농사를 시작한 진씨는 영농 첫해 고작 1,000만원의 소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노력한 것에 비해 아쉬운 소득이었다. 그러던 중 진씨는 농지은행의 ‘2030세대 농지지원 사업’을 알게 돼 6.5㏊의 논을 무이자로 장기 임차했다. 농지를 늘리자 소득은 연 6,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진씨는 “농지은행이 경제력과 경험이 부족한 저에게 희망이 됐다”며 “농지를 추가로 지원 받아 영농 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농지은행의 청년농·고령농 지원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농지은행은 농지는 가지고 있지만 직접 경작하기는 어려운 고령농에는 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농사를 짓고 싶지만 농지가 부족한 청년농에게는 농지를 제공하는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청년농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 ‘2030세대 농지지원 사업’이다. 20~30대 청년들이라면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5년 이상 장기로 임차할 수 있는데 농지 매매 자금도 연 1~2%의 저리로 최장 30년까지 빌릴 수 있다. 실제로 농지은행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0~30대 청년에 지원한 농지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45배인 1만3,141㏊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2년 2,030㏊에서 지난해 3,187㏊로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지원 면적은 2,26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고령농을 위한 농지연금의 경우 출시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가입 건수가 연평균 12%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가입 건수는 8,137건이며 평균 월 지급액은 약 92만원이다. 농어촌공사의 한 관계자는 “농촌에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고령으로 농사지을 능력이 안 되는 분들에게는 농지연금이 노후대책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지은행을 운영하는 농어촌공사는 올 하반기 목돈을 수시로 찾을 수 있는 ‘일시인출형’과 담보 농지를 공사에 매도하기로 약정하고 더 많은 월 지급액을 받는 ‘경영이양형’ 등 새로운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