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맥주사업 부진에...하이트진로, 공장 1곳 매각

누적적자 1,000억 달해

하이트진로(000080)가 맥주 사업의 최근 4년여간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맥주 생산공장 1곳을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 맥주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데다 수입 맥주의 유입도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국내 맥주 업계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 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29일 맥주 사업부문의 생산을 효율화하기 위해 맥주 공장 중 한 곳의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홍천·전주·마산 3곳에 맥주 공장을 운영 중이며 매각 대상은 미정이다. 앞으로 별도로 구성할 태스크포스(TF)에서 시장 매력도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판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세 공장의 규모가 각각 차이가 있는 만큼 어떤 공장을 매각하느냐에 따라 금액 등 구체적 사항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수 주체로는 외국계 맥주 업체나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된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공장 1곳을 매각하게 된 것은 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90년대 ‘하이트’를 앞세워 국내 맥주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진로를 인수하기까지 했으나 2013년 이후 오비맥주에 선두 자리를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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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올해까지 맥주 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 적자 규모가 1,000억원에 이른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발포주 ‘필라이트’가 출시 약 4개월 만에 5,000만캔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공장 가동률도 44%에 머물렀다. 전주공장 60만1,000㎘, 홍천 55만5,000㎘, 마산공장 34만4,000㎘로 연간 총 150만㎘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에서 66만㎘밖에 생산하지 못한 셈이다.

한편 하이트진로 측은 공장을 매각하더라도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공장 간 인력 재배치, 영업현장 전진배치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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