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연휴에 다시 본 문화재] 조선시대 2030의 나들이

국보 제135호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 중 ‘연소답청’, 간송미술관 소장.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135호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 중 ‘연소답청’, 간송미술관 소장. /사진제공=문화재청




올 추석 연휴가 일주일 이상 길게 예정된 덕에 나들이객이 늘었다.


옛 풍류객의 여행을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로 엿볼 수 있다. 귀족 자제들은 꽃 떨어질세라 서둘러 말을 타고 연소답청(年少踏靑·젊은이들의 나들이)에 나섰다. 저고리 아래로 향낭까지 달아 차고 한껏 멋을 부리고 기생까지 옆에 끼고 나섰다. 춘기에 취한 한량들이 남존여비의 엄격한 사회질서를 희롱하고 있다. 천민인 기생을 말 위에 앉히고 자신들은 말에서 내렸다. 기생의 시중을 들며 담뱃불을 붙여주는 것마저 재미나다. 가는 허리 아래 풍성한 치마로 멋을 부린 한복 미인은 도도하게 이를 즐긴다. 몸종 아이만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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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이던 혜원 신윤복이 그린 이 국보 제135호 풍속화 화첩에는 총 30점이 담겨 있다. 주로 한량과 기녀를 중심으로 한 남녀 간의 애정과 양반사회의 풍류를 다뤘다. 갸름한 얼굴에 눈꼬리가 올라간 인물 표현이 다소 선정적인 느낌을 풍긴다. 분위기를 살리려 주위 배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대부분 작품에 짤막한 글과 함께 낙관이 있다. 일본으로 유출됐던 이 화첩을 1930년 간송 전형필이 사들여 와 새로 틀을 짜고 오세창의 발문을 더했다. 예술성뿐 아니라 18세기 말 사회상, 복식사 연구 등에도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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