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최근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는 ‘집’이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확대되면서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들은 집을 꾸미고 집에서 먹고 마시는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은 더 이상 단순히 잠자고 밥만 먹는 공간이 아니”라며 “집은 질 높은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술을 마시고 요리를 하기도 하고 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는 이들은 집을 보기 좋은 공간으로 꾸미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가성비보다도 멋에 더 신경 쓴다.
실제로 티몬에 따르면 집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족이 늘면서 프리미엄 가전이 호황을 맞고 있다. 힐링을 위한 고가의 안마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8배 급증하는가 하면 영화 감상을 위한 55인치 이상 대형 TV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족은 집에서 혼밥 뿐 아니라 혼술도 즐긴다. 이에 편의점 업계도 ‘홈(Home)술족’들을 겨냥해 1인용 안주를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혼술족 증가에 따라 냉장 안주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36% 증가한 데에 이어 올해도 40%8.8%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1인 가구가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다면 최근 1인 가구는 보다 질 좋은 음식을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것도 특징이다.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유통가도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식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소포장 식품 브랜드인 ‘한끼밥상’을 론칭했다. 편의점, 마트 또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의 소포장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 가구, 식기 등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기능과 가성비를 따지기보다는 ‘멋’에 집중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며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집의 청결도와 세탁에 대해서도 민감한 이들 1인 가구는 집안일에 투입하는 시간 대비 효율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을 구매하는 데도 지갑을 아낌없이 열었다. 대표적인 제품이 세탁물 건조 시간을 줄여주는 건조기다. 건조기의 경우 최근 들어 핵심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