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 파울 타구에 맞아 실명한 한 야구팬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시카고 컵스 구단을 상대로 고소했다.
AP통신은 피해를 당한 존 제이 루스(60)가 10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관중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컵스 구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일리노이 주 샴버그에 사는 평범한 컵스 팬 루스는 지난 8월 30일 리글리 필드를 찾아 컵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비싼 값을 치르고 1루 가까이에 있는 좌석을 골랐다. 파울 공이 루스를 때린 건 한순간이었다. 빠르게 날아온 파울 타구에 왼쪽 눈을 맞은 루스는 시력을 잃었다. 안면 뼈도 심하게 부러져 3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루스는 기자회견에서 “야구장에서 미사일과 같은 것을 겪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만약 글러브를 착용하고 있었다 해도 절대 반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중이 파울 공에 맞는 것을 막기 위해 야구장 내야 쪽 좌석 앞에는 그물망이 처져 있다. 시야를 가려 경기를 보기 불편하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관중을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은 그물망뿐이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편리한 관람을 위해 그물망을 최소화하는 추세였지만 최근 사고가 잇따르자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는 최근 양키 스타디움에서 2세 여아가 타구에 맞은 일을 두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루스의 변호인은 손해배상으로 최소 5만 달러(약 5,600만 원)를 요구하며 “컵스 구단이 의뢰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