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2 전차 파워팩 국산화 물건너가나

S&T重 변속기 납품 지연에

독일산 혼용제품 탑재 검토

K2흑표전차가 강원도 홍천군 매봉산 훈련장 일대에서 적(敵)대전차 유도탄 회피 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K2흑표전차가 강원도 홍천군 매봉산 훈련장 일대에서 적(敵)대전차 유도탄 회피 기동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2 흑표전차에 국산 파워팩을 탑재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K2 전차에 국내산과 독일산 부품이 혼용된 파워팩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워팩은 전차의 심장 격으로 엔진과 변속기로 구성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핵심 부품인 변속기가 국내 규격을 맞추는 데 거듭 실패하면서 (해외 변속기를 사용하는 걸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4년 K2 전차에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로템과 협력사들은 2015년 5월 양산품 제작에 착수한 후 현재까지 개발을 진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을, S&T중공업이 변속기를 만들어 파워팩을 완성하면 현대로템이 이를 K2 전차에 탑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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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변속기 납품이 지연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S&T 중공업이 개발한 변속기는 지난해 1월 내구성 시험을 시작한 후 여섯 차례 고장을 일으킨 끝에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산 파워팩 탑재 K2 양산 계획이 늦어지게 된 것이다. 방산업체는 품질보증을 위해 정부기관이 요구하는 시험항목에 대해 입증해야 한다.

이에 방사청은 차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엔진은 그대로 두산인프라코어 제품을 사용하되 변속기를 독일 제품을 사용한 혼용 파워팩 탑재를 대신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두 제품을 혼용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시험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방사청이 독일 변속기를 탑재하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S&T중공업은 테스트 기준이 지나치게 완벽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테스트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S&T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이 개발 단계에서 요구했던 기준을 맞추는 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며 “하지만 양산 단계에서는 내구도 시험 과정에서 결함 자체가 없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사청은 기준을 수정하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 입장에서는 품질 기준을 못 맞춰서 수정했다는 뒷말이 나올 수 있으니 기준 자체를 건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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