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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팩터 투자란 무엇인가?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주가를 설명하는 팩터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퀄리티 팩터로 회사의 과거와 현재 영업 경쟁력이 얼마나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는 지표다. 둘째는 모멘텀 팩터로 회사의 실적 추이나 과거의 주가 상승 트렌드가 주가에 반영되는지를 보는 팩터다. 마지막은 싼 밸류에이션 레벨에서 투자했을 때 좋은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지를 보는 밸류에이션 팩터다. 전 세계 64개국 2만개 기업의 30년치 재무제표를 분석해 투자전략을 제안하는 크레디트스위스 홀트(HOLT)에서는 주요 시장별로 팩터별 성과를 지난 30년간 매주 발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거시적 시장 상황이나 주식시장의 특징에 따라 성과가 좋은 팩터가 다르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 세계 모든 주식시장에서 퀄리티 팩터의 성과가 나쁘다는 점이다. 어닝 모멘텀 팩터가 강세를 보이며 연초에 저조했던 밸류 팩터도 선진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 내의 주가 상관지수가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낮다. 개별 회사의 성과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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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 약세 현상은 지속될까? 퀄리티 팩터 투자를 고려할 경우 올 8월 중순 이후로 눈여겨볼 만한 거시지표의 변화가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VIX)가 8월 이후 북핵 리스크 등으로 통상적인 5레벨에서 10까지 올라온 것이다. VIX가 금융위기 시 20~30까지 올라간 것에 비하면 심각한 변동성 상황은 아니나 팩터 변화를 고려할 만한 의미 있는 변화다. 통상적으로 VIX가 상승하면 퀄리티가 좋은 주식이 주가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퀄리티 주식의 문제는 회사의 본질 가치인 영업 경쟁력이 좋아서 가격 프리미엄이 생기기 때문에 항상 너무 비싼 밸류에이션 레벨에서 거래된다는 점이다. 퀄리티 있는 주식은 지속해서 좋은 영업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가격 프리미엄이 사라지며 주가 하락으로 인해 좋은 투자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홀트에서는 영업 경쟁력이 유지돼 지속적인 가격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주식들을 ‘E-Cap’이라는 명칭으로 분류하는데 이 회사들은 모두 높은(8% 이상) 현금 투자자본수익률(ROI)을 5년 이상 꾸준히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 2009년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 ‘E-Cap’에 해당하는 대형 주식은 300여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는 550개 정도로 크게 늘었다. ‘E-Cap’ 주식의 증가는 시클리컬 섹터, 특히 기술 혁신으로 영속성이 보장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거 ‘E-Cap’ 주식에 편입된 덕이 크다. 전 세계 IT 주식의 강세가 단순한 쏠림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시장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보유한 ‘E-Cap’ 주식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다.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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