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대통령 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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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번듯한 외모에 화려한 말솜씨를 자랑했지만 대통령에 올라 능력이 떨어지는 친구를 장관 자리에 앉히고 포커게임 동료들에게 함부로 권력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가 엉겁결에 대통령이 됐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그는 재임 시절에도 “나는 지능지수(IQ)가 110에 머물러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이 직책을 맡지 않았어야 했다”고 주변에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하딩 스스로 대통령으로서 역량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키스 사이먼턴 교수는 과거 자료와 친필 원고, 교육 수준 등을 토대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IQ를 일일이 매겼다. 이 중 가장 높은 IQ를 자랑한 이는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6대)으로 168을 기록했다. 토머스 제퍼슨(3대) 대통령과 존 케네디 대통령(35대)도 150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가장 낮은 사람은 남북전쟁의 영웅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으로 120에 머물렀다. 하딩 대통령의 IQ는 124로 자체 평가치를 그나마 웃돌았다고 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들의 평균 IQ는 136으로 일반 미국인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실제 직무 능력과의 연계성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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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멍청이(moron)’라고 비판했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겨냥해 “누구 머리가 좋은지 IQ테스트를 하자”면서 “누가 이길지도 말할 수 있다”고 응대해 구설에 올랐다. 그는 툭하면 자신의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고는 했지만 이제껏 정확한 IQ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의 IQ가 156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신뢰도가 떨어지는 얘기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단지 IQ가 아니라 공감능력이나 소통·자제력 등 감성지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자신의 IQ를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IQ를 자랑하는 이들이야말로 패배자”라고 답했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더욱더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일 것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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