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길(39·본명 길성준)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13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길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음주운전은 무관한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으며 생명과 신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상당히 무거운 범죄”라며 “피고인은 2차례 전력이 있는데도 또 범행한 점에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과거 벌금형 이상으로 처벌받은 바 없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선고 공판은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길씨의 법정 출석이 지연돼 20여 분 늦게 시작됐다. 길씨는 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때문에 정문 일대가 통제돼 이동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이 선고된 직후 취재진이 “심경을 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길씨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길씨는 지난 6월 28일 오전 3시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BMW 차를 운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근처부터 중구 회현119안전센터 앞 도로까지 약 2㎞를 이동한 혐의를 받았다. 길씨는 당시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문을 열어놓고 잠들었고,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72%로 측정됐다.
2014년 4월에도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09% 상태로 운전한 혐의가 드러난 길씨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2004년에는 음주운전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