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결국 공장 6곳 중 4곳에 대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편의점에서 소주인 ‘참이슬’과 맥주인 ‘필라이트’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참이슬 등 제품 공급부족이 편의점에 이어 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이트진로는 공시를 통해 단체교섭 결렬로 인해 맥주와 소주 등 주류를 생산하는 공장 6곳 중 4곳에 대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맥주와 소주 각각 1개 공장은 비상인력을 투입해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사 간 단체교섭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맥주와 소주 등을 생산하는 공장 4곳이 가동을 멈추면서 참이슬과 필라이트 등의 물량 부족이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현재 추석 연휴와 노조의 부분 파업 등으로 참이슬의 경우 편의점에서 구입이 어렵다. 실제 최근 CU와 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각 매장에 참이슬 발주 불가 지침을 전달했다. 아울러 국내 최초의 발포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필라이트도 편의점 재고 물량이 거의 동난 상태다.
대형마트는 비축 물량이 많은 편이라 아직 영향이 없지만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물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트진로 노조는 올해 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맥주 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임금 동결안을 제시한 상태다. 대신 위로금 150만원 지급, 장기근속해외연수 신설 등을 내놓았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맥주 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맥주 공장 1곳을 매각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가정용 제품을 중심으로 물량 부족을 겪고 있지만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음식점 및 주점에 공급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며 “만일 업소 물량까지 위협받는다면 소주 시장 1위의 위치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