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합격자들은 평균 2년2개월 정도 시험을 준비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0명 가운데 5명 가량은 불과 6개월만에 합격한 반면 12년 장수 합격생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준비 기간에 이들 공시 합격자들이 주거비·식비·교재비·학원비·용돈으로 지출한 돈은 월평균 62만 원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자취생의 경우만 따지면 월평균 지출비는 100만 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인사혁신처와 함께 최근 3년 내 임용된 국가공무원 1,06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공무원시험 준비 실태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이 의원은 “공무원시험 응시생이 매년 증가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늘고, 실패 후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공시낭인’ 발생 등 문제가 심각한데도 실태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직접 설문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응답자 1,065명은 5급 공채 합격자 163명, 7급 공채 합격자 370명, 9급 공채 합격자 532명이다. 나이(만 연령)는 20대 48.92%(521명), 30대 44.60%(475명) 등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18∼19세(2명), 40대(58명), 50세 이상(9명)도 일부 있었다.
응답자(이하 무응답자 제외 1,028명 기준)들이 처음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한 평균 연령은 26.6세였다. 17세에 공무원을 시작했다는 응답자 1명을 포함해 10대에 시험준비를 시작한 9명이 눈에 띄었다. 40대와 50대에 시작한 사람은 각각 28명, 3명이었다.
시험준비를 시작한 뒤 최종합격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2년 2개월이다. 구체적으로 3년 이상은 17.51%, 1년∼1년 6개월 미만은 17.12%, 1년 6개월∼2년 미만은 16.54%, 6개월∼1년 미만은 15.86% 등 준비 기간별 합격자 수가 엇비슷했다.
준비한 지 6개월도 안 돼 합격한 사람도 5.54%(57명)나 됐다. 9급 공채 일반행정직 합격까지 12년을 공부한 ‘장수생’도 있다.
부모와 거주하거나 자택인 경우를 제외한 응답자 469명의 월평균 주거비는 38만7,000 원이다. 응답자(이하 959명)의 월평균 식비 지출액은 18만9,000 원이고, 교재비와 독서실비는 22만3,000 원, 인터넷 강의를 포함한 학원비는 19만3,000 원이었다. 수강료·식비 등을 제외한 기타 용돈은 월평균 20만4,000 원이었다.
전체 수험기간 동안 주거비·식비·교재비·학원비·용돈을 모두 합쳤을 때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61만9,000 원이었다. 200만 원이라고 응답한 공시생도 있었다.
응답자들은 수험기간 지출비용의 주된 조달방법에 대해 71.22%(683명)가 ‘가족 등의 지원’을 꼽았다. 예금·퇴직금 등 시험준비 전에 보유한 자산을 썼다는 응답이 16.79%(161명)로 그 뒤를 이었다. 수험기간에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과외 등 비정기적 경제활동 경험을 묻자 70.59%(677명)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946명)가 최종 합격한 직급 시험에 응시한 횟수는 평균 3.2회로 나타났다.
응답자(425명)들은 모든 공무원시험을 합해 평균 4.6회 응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동시에 민간기업 취업준비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943명)의 16.22%(153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공공기관(공사·공단 등) 취업준비를 동시에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941명)의 14.45%(136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공무원 시험준비에 학원강의 등 사교육이 도움됐는지를 ‘전혀 안 됨’에서 ‘매우 도움’까지 5단계로 구분해 물었을 경우에는 응답자의 86.8%(805명)가 ‘도움된다·매우 도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국어·영어·한국사 중심의 7·9급 공채선발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를 5단계로 물은 데 대해선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56.9%(528명)를 차지했다.
공무원시험준비와 민간기업·공공기관 취업준비 간의 호환성 강화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5단계 질문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43.3%(402명)에 달했다. 이 의원은 “공무원시험이 유발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한편 합격에 실패한 수험생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시험과목 조정 등을 통해 민간기업 등 입사시험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