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 부산 비프힐 아주담담 라운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리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자리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이 함께 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예고 없이 부산을 깜짝 방문해 오전에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를 관람한 후 GV에 참석, 관객과의 대화에 함께 했다. 이후에는 영화 전공 대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번 대통령 방문은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이래로 현직 대통령이 처음 방문해 의미를 더한다.
이날 부국제 관람객들과의 만남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국정일로 바쁘신 데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과 문체부 장관님께 감사하다. 대통령님께서 영화제에 찾아와서 관객들과 만나 대화한다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문화에도 없는 일이다.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새롭게 도약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방문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신다는 뜻으로 알고 감사하다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개막날에도 비가 왔고, 다음날부터 비가 안 오다가 다시 오늘 비가 와서 마음을 졸였는데 감사하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다. 부국제는 국민을 지키는 영화제,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다. 대통령님께 너무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윽고 현장 영화인들과 시민들, 관람객들의 환호 속에서 무대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부산 사람이기도 해서 부산영화제가 자랑스럽다. 21년 전에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때로는 공식적, 때로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봐왔다. 오늘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부국제를 방문한다고 하니 뜻깊게 생각 한다”라며 영화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표했다.
이어 “부산영화제는 대한국민들, 영화인들 모두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문화예술 행사이자 세계 5대 영화제로 발전했다. 부산을 영화를 보는 곳으로도 만들어주었다. 현재는 여러 정치적인 상황으로 부국제가 위축됐다고 해서 가슴이 아프다. 지금도 많은 영화인들이 참여하지 않아서 안타깝다. 김동호, 강수연 위원장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올해까지만 참석하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는데, 부국제가 다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권위 있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국제가 국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으면서 영화인들에게 전적으로 맡겨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에 정부가 이런저런 개입을 하면서 거꾸로 영화제가 위축되는 현상이 생겼다. 도종환 장관께서 최대한 지원 하겠다 약속하셨는데, 저도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고 영화인들에게 맡겨두겠다고 약속하겠다. 영화인들께서 남은 기간이라도 우리 부산영화제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영화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살신성인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주신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라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김동호, 강수연 위원장에게 격려의 뜻을 보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세월호사건의 진실을 촉구하는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중지를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한 이후 정부로부터 예산 삭감, 감사원 고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등 수많은 진통을 겪었다. 지난 정권의 압박으로 급기야 영화인들은 이후 열리는 부국제 참석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 초라한 해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과 전폭 지원 선언에 영화인들은 환호의 박수를 쏟아냈다. 내년부터 열리는 부국제의 풍성한 발전이 확실시되는 시간이었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32개 스크린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이 선정됐다.
/서경스타 부산=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