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연패를 당하고 귀국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팬들의 실망을 인정하면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태용 감독일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감독을 맡고 9~10월에 치른 경기 결과에 대해 팬들이 실망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11월부터는 월드컵 무대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아서 더 좋은 팀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대표팀에 2대4로 패한 데 이어 10일 스위스에서 모로코를 상대로도 1대3으로 져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원정 평가전을 마친 신 감독은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새로 뽑을 전술 및 피지컬 코치들의 면접을 하고 다시 러시아로 이동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베이스캠프 후보 두 곳을 돌아본 뒤 이날 오전 입국했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인터넷 카페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회원들이 ‘한국 축구 사망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 들고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 때문에 애초 인천공항에서 하기로 했던 신 감독의 기자회견은 안전문제 때문에 축구협회로 옮겨 진행됐다.
신 감독은 “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보고 저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분들도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선 것인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코치 면접에 대해서는 “마음에 상당히 드는 후보들이 있어 고민하고 있다. 기술위원장과 상의해서 11월부터 합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는 팬심을 달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라며 “소속 팀에서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도 대표팀에서 희생할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해 수비와 공격 전술을 다듬겠다”고 강조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