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대기업 기운 주는 메시지'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 대기업에 기운을 주는 메시지가 많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13일(현지시간) 열린 간담회에서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인 대기업에 대한 메시지가 적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음껏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뛰는 여건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들리는 것 같은데 경위야 어떻든 경제사령탑이 대기업을 경제성장의 3대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고 고무적이다. 특히 대기업을 적폐 취급하며 몰아세우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김 부총리의 말이 아니더라도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4차 산업혁명 기반 구축과 신산업 발굴 육성을 위해서는 대기업이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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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청와대·여당은 대기업의 기를 살리기는커녕 되레 법인세 인상 등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김 부총리 등 일부 각료들이 이따금 기업 역할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반기업 목소리에 묻히기 일쑤인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번 역시 립서비스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부총리의 발언에 마냥 박수만 칠 수 없는 이유다.

지금처럼 기업의 발목을 묶고 막다른 골목으로 몰면서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 부총리의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당장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 핵심은 규제 완화와 대기업 옥죄기 중단이다. 경제팀은 규제 혁신과 대기업의 기를 북돋우는 법안 통과를 위한 국회 설득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여당은 법인세 인상 재고와 함께 규제프리존법 등 경제활성화법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는 혁신성장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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