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사진) 법무부 장관은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전 대통령도 혐의가 입증되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수사는 ‘정치보복’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수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검찰을 지휘하는 주무부처인 만큼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 장관은 또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사고 당일 최초 보고 시점 등을 사후 조작한 의혹과 관련해 “전면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 시점 조작건과 함께 묶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은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의혹이 아닌 범죄행위’라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에서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의 전 정권에 대한 수사 촉구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달러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로 맞받아쳤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월호 보고서 조작 의혹 얘기가 나오는데 조사하고 추가 기소하라”며 “그러면 노무현의 640만달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들과 딸에게 미국에 집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외교행낭 편에 현금을 담아 갖다 줬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억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줬고 그것을 논두렁에 버렸다는 말을 돌아가신 분(노 전 대통령)이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말했다.
박 법무부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에 관련 사건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에 검찰이 절차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