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저를 사형시켜주세요" 울음바다 된 박근혜 법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구속 연장을 결정한 재판부의 판단에 불복하는 입장을 담담한 목소리로 전했다.

16일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재판부에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넨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지난 13일 재판부가 구속 영장을 재발부한 이유를 설명할 때도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설명이 끝나자 “주4회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이었다”며 준비해 온 심경글을 읽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자신의 심경이나 의견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 “정치보복은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직후 잠시 휴정을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전원 사임 의사를 밝힌 변호인단에게 각각 인사를 건네고 퇴정했다. 휴정 이후 다시 진행된 재판은 유영하 변호사만 출석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가 구속 연장에 대한 의견을 밝히자 물을 들이켰다. 유 변호사가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고 사임의 뜻을 말하자 방청석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역시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른다”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재판부가 재판을 마무리할 무렵 방청석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의 여성 지지자 한 명이 “저를 사형시켜주세요”라고 외치며 소란을 피워 퇴정 당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방청석에 시선을 두지 않은 채 재판부에 인사하고 퇴정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