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성장통 중인 20살 난타, 송승환 예술감독 "초심으로 돌아가 새시장 개척할 것"

난타 20주년 특별 기자간담회

최근 중국 한한령으로 충정로 전용관 문 닫지만

하와이, 파타야 등 새로운 시장 개척할 것

송승환 난타 예술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 전용극장에서 열린 ‘난타 20주년 특별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제공=PMC프로덕션송승환 난타 예술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 전용극장에서 열린 ‘난타 20주년 특별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제공=PMC프로덕션




난타 원년멤버인 김문수, 류승룡, 김원해, 장혁진 배우가 ‘난타 20주년 특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그 동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PMC프로덕션난타 원년멤버인 김문수, 류승룡, 김원해, 장혁진 배우가 ‘난타 20주년 특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그 동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PMC프로덕션


난타 20주년을 맞아 난타 원년멤버인 김문수, 류승룡, 김원해, 장혁진 배우가 난타 공연을 선보였다/사진제공=PMC프로덕션난타 20주년을 맞아 난타 원년멤버인 김문수, 류승룡, 김원해, 장혁진 배우가 난타 공연을 선보였다/사진제공=PMC프로덕션


사물놀이 리듬을 기반으로 한 비언어극 ‘난타’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기준 누적 공연 횟수 4만600여회, 누적 관람객 수 1,282만명을 기록하며 20년간 국내외 관객에게 사랑받은 난타는 그동안 칼 2만개로 126만개의 채소를 썰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좋지 않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관람객이 급감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난타 전용관인 충정로 전용관이 오는 12월 문을 닫는다. 송승환 난타 예술감독은 지난 13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 전용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실 초연할 때만 해도 난타가 20년간 공연되리라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우울한 분위기인 것은 맞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난타는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표가 전혀 팔리지 않아 걱정했다고. 송 감독은 “사실 난타 배우들이 스타도 아니었고, ‘사물놀이로 만든 연극’이란 이야기에 사람들이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표가 정말 안 팔렸다”며 “난타라는 작품은 관객과의 소통으로 재미를 만드는 작품인데 텅 빈 객석으로 진행할 수 없어 난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때 송 감독이 주목한 것은 당시 유행하기 시작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송 감독은 PC통신인 천리안과 유니텔의 연극인 동호회 주소록을 찾아 초청했고 이들이 PC통신을 통해 대한민국에 새로운 공연이 나타났다는 입소문을 퍼트렸다. 경제위기 속 우울한 시절, 난타를 보며 스트레스가 풀렸다는 평은 덤이다. 그렇게 10일 정도 지나니 표가 팔리기 시작했고, 호암아트홀 공연이 끝날 땐 남은 표가 없었다고 한다. 송 감독은 당시를 회고하며 “저희가 공연계에서 최초로 인터넷 마케팅을 실시했던 셈”이라며 웃었다.


이날 간담회엔 난타의 ‘원년멤버’인 김원해, 류승룡, 장혁진, 김문수 배우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난타 해외 도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1997년부터 10년간 난타에 참여한 김원해는 뉴욕 공연 직후 벌어진 9·11테러를 트라우마로 꼽았다. 2001년 9월 6일 뉴욕에서 공연을 끝내고 보스턴으로 넘어갔는데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비극이 일어나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게다가 테러에 사용된 비행기가 보스턴에서 출발한 비행기라 보스턴의 전 호텔이 수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어 공연 도중 탈진해 드럼통에 연기인 듯 구토하고, 괄약근 조절이 안돼 흰 바지에 물을 들이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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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최근 난타의 위기를 안타까워했다. 김원해는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 올인했던 작품인데, 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접하니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관객의 감소로 극장이 문을 닫는다니 아쉽지만,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몇백년 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역시 “옛날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는데, 사드가 난타를 정말 힘들게 한다”며 “중국이 난타를 난타하고 있다는데, 마케팅을 새롭게 해서 더 끌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 감독은 “사람도 성인이 될 때, 성장통을 겪는다고 하는데, 지금 난타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드 문제로 가장 어려울 때 난타 20주년을 맞이하게 됐는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하와이와 태국 파타야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 폐막식 총감독을 맡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새 작품도 만들 것”이라며 “세계를 향한 난타의 두드림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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