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식 계도 표지판맨 왼쪽은 신호위반, 나머지는 과속 경고 디자인물. /연합뉴스전라남도가 ‘교통안전 의식을 일깨운다’며 표지판 형태 디자인물을 설치하는데 5억원 이상 예산을 쏟아부어 고비용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는 주요 거점 도로 주변에 연말까지 용역을 통해 교통의식 계도용 디자인물을 설치하기로 하고 행정절차 등을 추진 중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줄어도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목포, 무안, 여수, 나주, 순천, 광양 등 교통량이 많은 6개 시·군 지점마다 신호위반을 금지하는 표지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호위반 표지판은 소가 뿔을 들이미는 모습으로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의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과속 표지판은 찌그러진 차량을 담아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시사했다. 글씨 위주에서 벗어나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표현 방식으로 메시지에 주목하게 하려고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전남도는 가로 8ｍ, 세로 2.5ｍ, 높이 2ｍ 규격의 신호위반 표지판과 가로 4ｍ, 세로 2.5ｍ, 높이 3ｍ 크기 과속 표지판을 모두 12개 설치하는데 5억2,200만원을 투입한다. 기계적으로 환산하면 개당 4,300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셈이다. 객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사업 내용에 비춰 고비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고가의 디자인물을 설치해 그만큼의 효용을 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디자인을 돈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의식을 먼저 개선하는 게 효율적으로 판단해 그 연장선에서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