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직접 개발했을 뿐 아니라 대만 HTC 스마트폰 사업부 지분까지 인수했다.
구글은 이달 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2’(사진)와 ‘픽셀2 XL’을 선보였다. 구글이 자체 디자인하고 개발한 모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강조했던 ‘모바일 우선에서 인공지능(AI) 우선으로’의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올해는 ‘AI+소프트웨어+하드웨어’가 중요하며 구글은 이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또 지난달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 스마트폰 사업부 지분을 11억 달러(약 1조 2,400억 원)에 사들였다. 구글이 인수에 나선 건 오프라인 데이터의 수집을 늘리기 위해서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하드웨어 기기가 오프라인 데이터 수집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구글이 이번에 선보인 AI 스피커, VR 기기 등은 구글이 개발 중인 AI의 손과 발, 눈이 될 수 있다”며 “구글은 이를 통해 이미 독점적 지위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 외에 오프라인에서 모을 수 있는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 등 굴지의 기업들이 형성한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 구글이 당장의 위협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10월, 구글이 픽셀폰을 처음 선보였으나 모바일 시장의 기업 순위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21%, 14%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데 반해 구글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 안팎이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