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등에 업은 국제동맹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상징적 수도 시리아 락까를 완전히 장악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이날 시리아 중북부 도시 락까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선언했다.
SDF의 탈랄 셀로 대변인은 이날 “이제 우리 군이 락까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동맹군이 SDF를 앞세워 락까로 본격 진격한 지 4개월 만이다.
IS는 락까를 장악한지 3년9개월 여만에 이 도시에서 쫓겨났다. 락까시민위원회와 IS의 협상에 따라 지난 주말 조직원과 가족 등 3,000명이 떠난 후 소수 조직원들이 도시 중심부 알나임 순환로에서 마지막 저항을 벌였으나 곧 SDF에 제압됐다. 알나임 순환로는 IS 압제하에서 공개 처형이 벌어져 ‘지옥의 로터리’로 불린 곳이다.
셀로 대변인은 “락까에서 군사작전을 끝냈지만, 비활동 조직원을 수색·색출하고 있다”면서 “지뢰 제거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DF는 곧 공식적인 해방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IS가 상징적 수도인 락까와 이라크 북부 최대 도시 모술에서 패퇴했지만 아직 조직 전체가 궤멸한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동맹군에 따르면 IS 수뇌부와 핵심자원은 락까가 포위되기 전 이미 도시를 벗어나 유프라테스 중류 계곡 일대로 빠져나갔다. 지난 8월 말 당시 IS 격퇴전 사령관 스티븐 타운센드 중장은 “IS의 최후 근거지는 유프라테스 중류 계곡지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레바논 국경 지대의 IS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군에 패한 후 근거지에서 철수하고 이동한 곳도 이 일대다.
특히 유프라테스 중류 지역은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은신처 후보지로 꼽힌다. 2014년 6월 IS의 칼리프로 지명된 알바그다디는 그 다음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에서 공개 설교를 한 것 외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미 정부는 알바그다디에게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500만달러(약 287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해 11월 육성이 공개된 이후 장기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아 사망설이 나돌았지만, IS는 지난달 28일 알바그다디의 육성 메시지라며 46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식 매체를 통해 유포, 우두머리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타운센드 중장은 “알바그다디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다수 조직원과 함께 유프라테스 중류 지역으로 도주했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