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자강파와 국민의당 통합 시나리오는 그간 자유한국당 주도로 이어져온 정치권 통합 논의의 판을 흔들고 있다. 두 당은 통합 시 정당 지지율이 야당 1위로 올라선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탄력을 받아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상이한 안보·대북정책과 국민의당 내 호남세력의 반발로 어떤 형태로든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회동한 사실을 밝힌 뒤 “국민의당의 많은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해서 바른정당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국민의당의 구체적인 제안 여부에 따라 의원과 당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권한대행이 그간 한국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꺼려왔던 만큼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가 공식 거론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양당 통합 가정 시 정당 지지율이 19.7%로 자유한국당(15.6%)을 누르고 제1야당으로 올라선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논의가 한층 무르익는 분위기다.
국민의당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최근 주 권한대행, 정운천 최고위원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제3 지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에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양당이 모두 비교섭단체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구성 자체가 물 건너가면서 통합 카드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일부 정책 및 정체성의 차이로 논의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유승민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와 경제·민생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지만 어정쩡한 안보정책이나 호남 눈치 보기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유 대표는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한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은 햇볕정책 계승을 주장하며 오히려 바른정당의 보수성을 문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