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도 같았던 열흘 간의 연휴가 끝나고 벌써 열흘의 시간이 지났다. ‘연휴가 너무 길어 업무복귀가 힘들다’는 타박 아닌 타박을 하는 이부터 장기연휴가 찾아오는 2025년만 보고 살아야겠다며 재미없는 농을 치는 이들까지, 일상복귀 소감은 다채로웠다.
열흘 간의 연휴가 즐거움의 연속이었던 대다수와 달리 고통의 시간으로 다가왔던 이들도 있다. 영세 중소기업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익히 지적됐듯 대기업과 달리 연휴기간에도 출근해야 하는 상대적 박탈감, 해외출국자로 썰렁해진 내수시장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권을 지지하는 유권자지만 중소기업 정책만큼은 아마추어가 틀림없다”
최근 만난 몇몇 중소기업인들이 전한 지적이다. 이번 추석연휴는 사실상 토요일이었던 9월말일부터 시작돼 법정공휴일인 한글날 9일에 끝났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 아래 2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문제는 이 기간 금융거래가 올스톱되면서 많은 영세 중소기업들이 한바탕 자금경색 소동에 빠졌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현금흐름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어음거래다. 어음결제는 주로 월말에 이뤄진다. 원래 같았으면 9월말일이나 10월초일에 결제금액이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
이번 연휴에서는 월말일과 월초일이 금융거래가 정지되는 주말이었다. 유일한 거래일인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탓에 장장 열흘 동안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이 꽉 막혀 버렸다.
영세 소상공인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연휴를 맞아 신용카드 업무가 중단되면서 카드결제 대금이 돌지 않았고 주 단위로 돌아오는 자재비를 마련하는 데 곤혹을 치뤄야 했다.
“나도 받을 돈을 못 받았는데 거래처에 원부자재 비용을 지급해줄 수는 없지 않느냐. 연휴가 길어져서 인건비 지급되는 10일까지 이어졌다면 큰 소동이 벌어졌을 것이다. 2일이 임시공휴일이라도 정책을 통해 부분적 금융거래가 이뤄졌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기업 정부를 표방했다. 중소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많은 정책들이 예고되고 있다. 조만간 임명될 초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인들이 희망하는 중소기업 정책이 무엇인지를 곱씹을 필요가 있겠다.
중소기업인들이 정책입안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총론적 대안만이 아니다. 오히려 중소기업인들은 피부에 바로바로 와 닿는 실무적 디테일에 더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책상 위에서 급조된 반쪽짜리 정책이 아닌 그 동안 놓쳐왔던 것부터 살피는 현장형 정책 말이다.
열흘 간의 긴 연휴가 놓친 현금흐름이 그 디테일이다. /spook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