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문화·콘텐츠 분야를 키워 2022년까지 그룹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3,3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김동녕(사진)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은 지난 20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한세예스24홀딩스·한세실업·한세MK 등 관계사 합동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룹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세실업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이 베트남에서 열리는 IR 연례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14년 만이다.
한세실업은 미국의 갭(GAP)·나이키(NIKE),유럽의 자라(ZARA)·에이치엔앰(H&M)·타켓(TARGET), 일본의 유니클로·무지 등 글로벌 유명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 OEM 및 ODM 방식으로 수출하는 의류회사다. 지난 2009년 사업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사업부문을 전담하는 한세예스24홀딩스(존속법인)와 의류사업 부문을 전담하는 한세실업(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했다. 올해부터 김 회장의 장남인 석환 씨가 예스24 대표를, 차남인 익환 씨가 한세실업 대표를 각각 맡고 있으며 김 회장은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의 회장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체 브랜드 강화를 꼽았다. 한세실업은 한 해 3억 장의 의류를 생산해 전 세계 유명 의류 유통 브랜드에 수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한세실업은 지난 2011년 국내 대표 아동복 ‘컬리수’를 보유한 아동복 전문 유통기업 ‘드림스코’(현 한세드림)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유아용품 브랜드 ‘모이몰른’을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론칭하며 브랜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5년엔 정통진 브랜드 ‘FRJ’를 인수했고 지난해엔 골프웨어 LPGA를 비롯해 NBA·버커루·TBJ·ANDE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엠케이트렌드(현 한세엠케이)를 사들였다.
김 회장은 “한세실업 하면 많은 사람들이 OEM이나 ODM을 먼저 떠올리고 브랜드 리테일 쪽은 낯설게 여겼지만, 우리는 자체 브랜드 매장을 빠른 속도로 늘려나가고 있다”며 “2015년 2억원에 불과했던 브랜드 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난해 8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한세실업의 영업이익(977억원)에서 브랜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예스24와 동아출판이 이끌고 있는 출판·문화 콘텐츠 부문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김 회장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올해 출판·문화콘텐츠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가장 낮다. 김 회장은 이 비중을 향후 5년 안에 약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기존의 패션 유통 중심에서 문화 유통으로 저변을 넓히는데도 예스24와 동아출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예스24는 1,2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최고 인터넷 유통기업에서 문화·콘텐츠 신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에 있고, 동아출판 역시 7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교육문화 기업”이라며 “아직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언제든지 폭발적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일각에서 회사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한세실업이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의 침체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0% 넘게 줄어든 861억원에 그쳤다.
김 회장은 “1,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의류 소비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1% 밖에 안 된다”며 “성장성으로 따지면 앞으로 이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82년 한세실업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회복되면서 내년에는 1,54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였던 2015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올해 배당도 전년보다 더욱 늘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 배당 확대를 계속 유지해왔다”며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주당 배당금액도 지난 해보다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