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에이로드의 인생 홈런 제 2막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메이저리그 출전 정지를 당한 후, 에이로드-전 뉴욕 양키스 선수이자 역대 홈런 랭킹 4위-는 기업 연구에 몰두했다. 14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된 로드리게스와 마주한 자리에서, 우리는 그가 얻은 교훈을 알게 되었다(스포일러 주의! 그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점을 깨닫고 있었다).





새로운 영역 : 전 양키스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지난 6월 뉴욕 시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새로운 영역 : 전 양키스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지난 6월 뉴욕 시 자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Alex Rodriguez에겐 몇 가지 칭찬할만한 점이 있다.

로드리게스는 이번 포춘 Q&A 독점 인터뷰에서 야구인생 몰락을 극복하고, 어떻게 다음 행보를 위한 준비했는지 최초로 공개했다.

그는 “어렸을 때 두 개의 꿈이 있었다. 하나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CEO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대중의 눈 밖으로 사라졌다(로드리게스에겐 드문 일이었다.

그는 최근 가수 제니퍼 로페스 Jennifer Lopez와의 염문설 때문에 다시 타블로이드 신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 양키스에서 퇴출된 그는 대학교 비즈니스 클래스를 들으며 워런 버핏,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Jamie Dimon 같은 CEO들과 자주 어울렸다. (15년 전 그가 26세 때 설립했던 회사) 에이로드 콥 ARod Corp 을 키우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그는 “내게도 언젠가는 대안(Plan B)이 필요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에이로드 콥을 세웠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가 양키스에서 은퇴한 지 1년, 그리고 역대 홈런 순위에서 윌리 메이스 Willie Mays를 넘어선 지 2년이 지났을 때였다(홈런 696개를 친 그는 역대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그는 요즘 비즈니스계에서 올스타가 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포춘이 그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포춘 : 알렉스, 실패한 CEO들은 대부분 해고됐다. 당신은 출장정지를 당했고, 처벌기간 동안 다음 행보를 준비했는데.

알레스 로드리게스 : 집을 수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부순 다음 재건하는 환골탈태를 하는데 1년 모두를 썼던 것 같다.

당신은 어떻게 거듭날 수 있었나?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고, 게임을 이기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교훈을 배웠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 게 타고난 권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자신감은 자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불안감은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당신은 그런 불안감 때문에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전을 했나?

많은 경우, 사람들의 최대 장점은 선물이자 저주가 된다.

당신이 열살 때, 아버지가 타계하셨다. 그것이 불안감의 근원이었나?

불안감은 주관적이다. 그렇지 않은가? 내 어머니는 두 가지 일을 하며 장시간 근무를 하셨다. 미국 소년·소녀 클럽(Boys & Girls Club) *역주: 어린이들의 생활 지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이 나의 두 번째 부모였다. 내 목표는 마이애미 대학에 가서 미식 축구 쿼터백이나 야구 유격수가 되는 것이었다. 대학은 내가 철이 들고 성숙해지는데 필요한 곳일 거라고 자주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대학에 집착했다. 가방을 메고 캠퍼스를 거닐고 싶었다.

당신은 1년 쉬는 동안 대학을 다녔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마케팅을, 컬럼비아 대학에서 가치 투자 과목을 각각 수강했는데.

컬럼비아 대학 때 담당 교수였던 브루스 그린월드 Bruce Greenwald는 워런 버핏과 벤 그레이엄 Ben Graham의 제자였다. 나는 그의 팬이었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우리는 미국 슈퍼마켓 체인 퍼블릭스 Publix에 관한 그룹 사례 연구를 수행했다. 당시 스타벅스에서 첫 미팅을 가졌는데 내가 팬들의 사인 공세를 받는 바람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 후엔 스터디 그룹이 내 사무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당신은 밀켄 Milken, 제이피모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 회의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많은 배움의 기회가 있는 곳이었다.

레나 CEO 스튜어트 밀러 Stuart Miller, 제이피 모건 애셋 매니지먼트 CEO 매리 어도스 Mary Erdoes, 그리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주 제리 레인스도프 Jerry Reinsdorf 등 당신의 멘토들은 당신이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출장 정지를 호기심을 채울 기회로 생각했나?

그렇지 않다. 당신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다른 생각이 안 들 것이다. 한 발 물러서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당신의 삶과 커리어를 정상궤도로 되돌려놓는데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친구와 가족들이다. 워싱턴 D.C의 변호사이자 조언가인 친구 짐 샤프 Jim Sharp가 한번은 “알렉스, 너는 야구 인생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도 망칠 수 있어”라는 말을 했다. 그때 삶의 방식을 바꿔 나 스스로 전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그게 CEO들에게 발견할 수 있는 뛰어난 점이다. 그들은 뚜렷한 관점을 갖고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간다.

딸 나타샤와 엘라에게 당신의 좌절을 어떻게 설명했나?

현재 아홉 살과 여섯 살인 딸들에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설명을 해주었다: “아빠가 약간 잘못된 결정을 했어. 그것 때문에 1년 출장 정지를 받았어. 그 실수에 대한 책임은 완전히 아빠에게 있어.” 나는 아이들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이 나의 재기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항상 딸들이 솔직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매우 현명하다. 거짓말을 하면 다 눈치챈다.


만반의 준비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펜웨이 구장에서 벌어진 숙적 보스턴 레드삭스 전에서 스윙을 하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만반의 준비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펜웨이 구장에서 벌어진 숙적 보스턴 레드삭스 전에서 스윙을 하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당신은 26세 때 “두려움 때문에” 에이로드 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나는 선수들이 부상을 입고, 메이저리그(Penthouse)에서 은퇴의 길(Outhouse)로 매우 빠르게 추락하는 것을 줄곧 지켜봐왔다. 월요일엔 좋은 곳에 있다가도, 목요일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운이 다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통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생 소득 중 30%는 20~30세 때 발생한다. 평균 선수생활 기간도 5.5년에 불과하다. 대학 학위 소지자는 5%도 안 된다. 나는 주식중개인이 아니지만, (선수가 주식이라면) 아마도 그 종목을 매도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그 거래의 다른 측면을 이해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왜 임대 아파트를 매수하기 시작했나?

내가 잘 알고 있던 분야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결코 (자산이) 늘어나는 그 어떤 것도 가져보지 못했다. 우리는 좋은 세입자였다. 그러나 내가 열두 살이었을 때, 어머니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 밤 11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셨다. 우리는 3일마다 집세를 내야 했던 것 같다. 그 때 엄마의 스트레스를 볼 수 있었다. 한번은 마당에서 야구를 하다가, “얘들아, 세입자가 아니라 집주인이 될 수만 있다면, 나는 바로 그 일에 달려들 거야”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에이로드 콥은 8,500채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12개 주에서 아파트 13,000채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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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억 2,500만 달러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투자해왔다. 우리 업무는 완전히 통합되어 있다. 부동산을 찾아 조사를 하고 계약을 맺고 있다. 부동산 관리와 개조도 하고 있다. 우리는 고용 성장률이 높은 2차 노동시장(Secondary Market) *역주: 저임금, 단기 고용 등의 직업들이 있는 시장 과 연관된 부동산을 매입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앱을 갖고 싶어하지만, 집을 소유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지난 5~6년은 다가족 아파트 사업부문이 매우 견실했다.

그렇다면 2011년 멕시코에서 피트니스 센터 건립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기본적으로 지난 30년간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나는 헬스클럽 사업을 좋아한다. 적은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업에선 상당한 현금 흐름도 창출된다. ‘24시간 운영 피트니스(24 Hour Fitness)’ 사업을 시작한 업계 선구자이자 나의 파트너인 마크 마스트로브 Mark Mastrov는 이 사업을 키워 17억 달러에 사업체를 매각하기도 했다.

마크는 당신이 이 업계에서 “좁고 깊게(narrow and deep)”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알렉스는 대부분의 프로 운동선수들이 라이선스 계약을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여기저기 팔고 다니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본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마크의 말대로 우리는 헬스 클럽에 더 집중했다. 플로리다 남부에 UFC 체육관을 짓는 권리와 트루퓨전 TruFusion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회사의 지분 상당 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추구 하는 운동은 근본적으로 핫 요가에 전신운동프로그램인 부트 캠프 Boot Camp, 근력운동인 케틀벨 kettlebell을 결합시킨 행태다. 한 시간 안에 800칼로리 정도 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매우 이 운동을 좋아한다. 온도는 섭씨 39도까지, 습도는 80%까지 올라간다. 내가 해본 헬스 경험 중 최고의 헬스였다.

트루퓨젼을 어떻게 발굴했나?

우스운 얘기 같지만, 나는 라스 베이거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라스 베이거스를 좋아하지 않나?

제니퍼 로페스를 보려고 그곳에 갔다. 그녀가 그곳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었다. 나는 모든 종류의 헬스장을 돌아다녔다. 그때 친구 한 명이 나를 트루퓨젼으로 데려갔다. 그때 거기에 한 눈에 빠져들었다. 그 후 친구들과 제니퍼를 그 곳으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당장 그 사업을 샌프란시스코, LA, 마이애미, 뉴욕, 햄튼스, 시카고 등으로 확장하고 싶었다. 오렌지시어리 Orangetheory나 배리의 부트캠프 Barry’s Bootcamp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만반의 준비 : 로드리게스가 지난 5월 폭스 스포츠 방송에서 뉴욕 메츠와 LA 에인절스의 경기 해설을 하고 있다만반의 준비 : 로드리게스가 지난 5월 폭스 스포츠 방송에서 뉴욕 메츠와 LA 에인절스의 경기 해설을 하고 있다





에이로드 콥은 혼다와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십을 사들인 후 매각했다. 자동차 사업은 완전히 접은 것인가?

그 동안 10여 개의 자동차 딜러십을 검토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괜찮은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 자동차 사업을 다시 하고 싶다.

에이로드 콥은 애비뉴 캐피털 Avenue Capital의 마크 라스리 Marc Lasry와 서드 포인트 Third Point의 댄 롭 Dan Loeb 같은 투자자들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 스타우드 캐피털 Starwood Capital 과도 일하고 있다. 당신은 그들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보고 있나?

우리는 현금을 창출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고, 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에 투자를 한다. 우리는 투자 자본 대비 13~15%의 연 평균 수익률을 달성해왔다. IT기업은 배제하고 있다. 나는 실리콘밸리의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매 분기 수 억 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몸값만 계속 치솟고 있다.

그런 기업들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개인 투자 차원에서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은 가장 많이 주식을 갖고 있는 종목 중 일부이다.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대상은 다른 1,000여 개 기업이다.

이해하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럼 스포츠 팀은 어떤가?

나는 항상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포츠 팀 하나를 인수하는 꿈을 꾸어왔다. 하지만 22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나니, 경기를 안 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좀 지나면,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야구 선수 시절이 그리운가?

매일 선수 시절을 그리워한다. 클럽 하우스와 동료, 그리고 팬들이 그립다. 하지만 길었던 선수 생활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나는 스무 살과 마흔 살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금은 할 스타인브레너 Hal Steinbrenner 양키스 구단주에게 조언을 하고, 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것이 ’명예의 전당‘ 입성만큼 만족스러운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건 꿈 같은 일이다. 내가 결정한 건 아니지만, 야구에서 범한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당신은 폭스 스포츠 해설가, ABC 뉴스의 생방송 패널, 그리고 앞으로 방영될 CNBC쇼 ‘게임의 이면(Back in the Game)’-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전 프로선수들에 관한 이야기-의 제작 및 진행을 맡게 된다. 당신의 미디어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

나는 단 한번도 방송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전화가 울릴 때마다 깜짝 놀란다. 일을 하면서 방송을 배우고 있다.


만반의 준비 : 지난 6월 파리에서 여자친구 제니퍼 로페스와 함께만반의 준비 : 지난 6월 파리에서 여자친구 제니퍼 로페스와 함께





당신은 최고 연봉을 받은 선수였다. 돈 버는 것 외에, 인생 제 2막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나?

나는 젊은 선수들이 기업가 혹은 다른 분야에서도 홈런을 치거나,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할 때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나는 칼라일 Carlyle에서 근무했던 하버드 MBA 졸업생 세드릭 보보Cedric Bobo와 지난 10년간 함께 일했다. 우리는 히스패닉 지역사회로 들어갔다. 15명의 고등학생을 선발, ‘미국 소년·소녀 클럽’에 데려갔다. 거기서 3일 간의 몰입 교육을 진행해 부동산 매입과 관리를 가르쳤다. 그 아이들은 매수할 부동산 물건을 제시하고, 2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자금은 우리가 대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 중 일부는 그 아이들 대학 교육비로 쓸 계획이다.

당신의 이야기는 기업가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나?

나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그 과정에는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나쁘고 추한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항상 장애물에 직면하게 된다. 알다시피, 나는 역대 삼진 랭킹 5위다. 야구에서 나는 ’실패 박사‘다. 그러나 나는 ’재기 석사‘이기도 하다.

제니퍼 로페스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그녀는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뚜렷한 도덕적 방향성과 뛰어난 비전공유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것을 그녀로부터 배우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PATRICIA SELLERS

PATRICIA SEL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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