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한석유협회가 국내 5개 정유사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수출한 석유제품량을 파악한 결과 하루 평균 129만배럴로 지난해 124만4,000배럴을 4만1,000배럴(3.6%)가량 앞질렀다. 하루 수출량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올해 전체 원유 도입량 대비 석유제품 수출량 비중도 47.3%로 전년(46.1%)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사실 정유사가 수출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기간산업으로 국내 공급을 먼저 하고 남은 제품을 해외로 수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수출 비중이 49.9%로 최고치였던 2014년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수요가 줄자 정유사들이 수출로 눈을 돌리면서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안정되기 시작한 2015년에는 비중이 47.9%로 떨어졌으며 지난해도 46.1%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지금처럼 저유가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수출을 늘리기는 더욱 어렵다는 게 정유업계 설명이다.
그럼에도 올 들어 석유 수출량이 늘어난 것은 정유사들이 최근 4~5년간 꾸준히 정유 플랜트 고도화에 투자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통 원유를 1차 정제하면 휘발유·경유 등이 절반 정도 생산되고 나머지 절반은 벙커C유 등 경제성이 떨어지는 상태인데 고도화 시설은 이런 벙커C유를 다시 한번 정제해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든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고도화 시설에 꾸준히 투자해 같은 양의 원유에서 쓸만한 석유제품을 더 뽑아내고 있는 것”이라며 “수출 효자 종목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