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는 월드투어를 한 바퀴 돌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새롭게 성장하더라고요. 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에 기회가 많다고 봅니다.”
2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아시아비트 서울 2017’ 행사장.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가 나타나면서 외국 참가자들 사이에 탄성이 터졌다. 이날 예정에 없던 승리의 깜짝 방문은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었다. 국내에서 활발히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 등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특히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이 많이 부스를 열었다고 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부스를 돌던 그는 말레이시아의 한류 여행 스타트업인 ‘로칼로컬(Loklocal)’을 찾아 사업 모델이 어떻게 되는지, 현지에서 서비스 수요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유창한 영어로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다.
체험부스를 연 기업 가운데에는 한류로 인한 개인적인 관심이 한국 진출의 추진력이 된 경우도 많았다. 로칼로컬의 윤 켄 대표는 “말레이시아에서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영된 뒤 보는 관광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으로 수요가 바뀌었다”며 “한국의 전통문화는 어떤 게 있고 김치나 한지는 어떻게 만드는지 체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한국의 농어촌 문화를 소개하는 여행 패키지를 만들고 있다.
K뷰티도 단연 압도적인 사업 아이템이었다. 베트남에서 온 하나 당씨는 여성 뷰티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 중이다. 그는 최근 앱에 한국 코너를 새로 만들었다. 한국 성형외과와 파트너십을 맺고 성형 후기를 공유하고 시술을 직접 연계해준다. 그는 “베트남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 관련이라면 사람들이 지갑을 연다”며 “20대 여성의 경우 월급의 80%까지 화장품과 미용에 쓸 의향이 있을 정도”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부스에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다수 참여해 기술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 등에 나섰다. 인테리어 전문가 매칭 서비스 ‘인테리어 브라더스’를 운영하는 신동호 대표는 “중국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 환경을 예쁘게 만드는 데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에 자리를 잡은 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혜진·이종호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