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시장에서는 시 주석의 경제 장악으로 공산당에 의한 경제 통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당내 1인 핵심 절대권력을 강화한 시 주석이 경제 부문 장악력을 더욱 확대하고 집권 1기 초부터 강조했던 구조개혁을 보다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서 왕양 부총리와 한정 상하이시 서기가 발탁된 점과 10명의 경제통 시진핑 측근들이 중앙위원에 자리 잡은 점에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이 자신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25명의 정치국원에 포함시킨 것은 자신이 정한 경제 방침을 류 주임이 실행에 옮기는 체제를 갖춘 것이라고 진단했다.
AXA투자그룹의 에이든 야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은 경제개혁과 금융 정책을 자신이 직접 손에 쥐고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코드에 맞춰온 왕양 부총리와 한정 서기를 비롯해 시 주석 측근들은 이론과 실제 운용에서 그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왕 부총리의 경우 시진핑 집권 1기 때 경제 분야 중에서도 대외 무역을 맡아온 만큼 집권 2기에는 통상 이슈 등에서 시 주석의 의중을 반영해 미중 무역 갈등 해소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총리로 인선될 가능성이 높은 한정 서기는 상하이방 출신이지만 시 주석이 상하이시 서기를 맡았을 때 상하이 시장을 지내며 시 주석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사실상 당 대회를 앞두고 계파색을 지우고 시 주석의 경제 개혁 코드에 지지를 보내 향후 시코노믹스의 조타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주임은 부총리로 승진해 그와 함께 경제 정책을 주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는 시 주석의 중학교 동창으로 “경제정책 설명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의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시진핑 2기에서 시 주석의 의중에 따라 경제 사령탑을 맡을 핵심 인물로 그를 꼽는다.
중국 중앙은행 사령탑인 인민은행장은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맡아 시 주석이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로 놓는 강력한 금융개혁과 위안화 국제화 등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샤오제 재정부장, 중산 상무부장,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도 당 대표기구인 중앙위원에 입성해 차기 경제 지휘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SCMP는 “시 주석은 개혁과 개방을 더욱 확대해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면서 “시 주석의 측근들이 요직에 포진해 이 같은 꿈을 실현할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