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가운데 경제부총리 주재 관계장관 긴급간담회에 산업통상자원부만 불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에서는 장관이 참석했고, 과기정통부와 금융위 등 3곳에서는 차관 등이 대신 참석했다. 참석 대상 부처는 12곳이었다. 하지만 산업부에서는 백운규 장관은 물론 이인호 차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모두 불참했다.
산업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가장 많이 연관된 정부 부처다. 강원랜드, 가스안전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등 여러 산하 기관에서 채용비리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강원랜드의 ‘채용청탁 대상자 관리 명단’에 따르면 2012·2013년 강원랜드 채용 합격자 518명이 모두 부당 청탁 대상자였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회의 참석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백 장관의 불참 소식을 알지 못한 채 백 장관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다가 회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 명단에도 백 장관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은 불가피한 외부 오찬 일정으로 인해 참석이 어려워 기획재정부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차관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현장 시찰 일정에 동행했고, 김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한 관련 통상 현안 준비로 참석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부처에서 관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회의와 관련한 산업부의 사정은 전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도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에 열리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세부실행회의에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