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개발해 업계 1위로 올려놓은 김봉진(사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사재 1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앞으로 3년간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환원금 가운데 절반가량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장학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음식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복지 문제, 회사 구성원들의 퇴직연금 문제, 고독사 문제 예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 계정에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었던 미술을 제대로 못 배우고 전문대를 나와서 나중에야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해 대학원까지 마칠 수 있었다”며 “서른 초반에는 개인사업을 하다 실패해 큰 빚을 지기도 했던 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너무나 감사한 일이 많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회 환원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9~10월 두 달간 제주도에서 안식 휴가를 보내면서 새로운 사업 구상과 함께 사회 환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만 한 것이 없다”는 다산 정약용의 글을 소개하며 “회사에서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니 더 멀리 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감사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각”이라며 “주요 투자자들과도 지난해 중순부터 상의했는데 이해해주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 배민프레시(반찬·집밥 새벽배송), 배민쿡(레시피·쿠킹박스), 배민키친(공유주방) 등을 운영하며 푸드테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49억원의 매출과 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