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공화국을 설립하기로 결정하자 스페인 상원이 곧바로 헌법 155조의 발동안을 통과시켜 자치권 몰수에 나섰다. 지난 1일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로 촉발된 양자 간의 갈등이 결국 극단적인 충돌로 치달았다.
27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공화국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무기명 표결을 통해 통과시켰다. 자치의회의 전체 의원 135명 중 72명이 찬성했고 10명이 반대했으며 2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표결이 시작되기에 앞서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정당들인 국민당·사회당·시우다다노스 등의 소속 의원들은 표결 참여 거부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모두 진정해야 한다”며 “카탈루냐는 법치를 회복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을 결정하자 스페인 상원은 예정대로 자치권 박탈을 가결했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위기 상황에 있는 지방정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이번 발동에 따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각료들이 해임되고 자치정부 재정과 경찰력·공영매체 등도 모두 중앙정부에 귀속된다.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행정을 직접 관할하는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지방의회 선거를 치르게 된다.
한편 외신들은 카탈루냐가 독립공화국을 설립해도 세계에서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카탈루냐는 독립국이 되는 데 필요한 출입국 관리소, 세관, 중앙은행, 국방, 외교 등 인프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BBC는 카탈루냐가 독립과 함께 유럽연합(EU)을 떠나 EU 단일시장 접근권, 유로화 사용권을 잃는다면 자생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