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맡긴 일을 소홀히 처리한다면 결국 고객의 시간과 돈을 뺏는 것이기 때문에 사기꾼과 다를 게 없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자신이 없으면 아예 일을 맡지 말아야 합니다.”
김영준(59·사진) 청해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의 성장 비결로 고객에 대한 책임감과 신뢰를 꼽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1998년 창립한 청해엔지니어링은 도시개발, 토목설계, 신재생에너지 등 개발사업 관련 분야별 초기 사업 타당성 검토 및 인허가, 엔지니어링 설계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 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임에도 송도 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 에콰도르의 야차이(Yachay) 신도시 개발사업 등 대형사업들을 맡으며 디벨로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개발협회의 추천으로 ‘도시의 날’ 행사에서 도시계획분야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송도 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 에콰도르 야차이 개발사업은 김 대표가 중시하는 고객의 신뢰가 빛을 발한 사례다. 송도 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에는 초기부터 참여해 마무리 단계인 현재까지 개발계획 및 실시설계를 담당하는 유일한 회사로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발주처인 인천광역시청 공무원들의 신뢰를 얻었고 검단신도시, 청라신도시 등 인천지역의 다른 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바탕이 됐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2010년 라파엘 코레아 당시 에콰도르 대통령이 방한해 송도신도시 개발사업에 관심을 갖고 인천시청을 방문했을 때 김 대표는 개발사업 대표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초청 받아 만남을 갖게 됐다.
이 자리에서 송도신도시 개발사업에 깊은 감명을 받은 에콰도르 대통령이 야차이 신도시 개발사업 추진을 결정하면서 청해엔지니어링의 사업 수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당시 인천광역시장이었던 송영길 국회의원이 송도 개발사업의 특징인 ‘스마트시티’ 수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전폭적인 행정 지원에 나섰다”고 회상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김 대표의 성격은 그의 이력에서도 드러난다. 1978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경기도 9급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결국 박사(교통공학) 학위와 기술사 자격까지 취득했다.
경기도 공무원 시절 학력의 한계를 절감한 그는 사직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1990년부터 서울시청에서 다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서울시청에서 교통계획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회사의 이름과 로고 모두 김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회사 이름인 ‘청해’에는 큰 바다 같은 넓은 공간에서 도시개발의 꿈을 펼친다는 의미를, 로고는 한자인 ‘人(사람 인)’을 형상화해 직원들과 함께 가겠다는 뜻을 각각 담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꾸밈없이 진솔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제대로 된 단독 시행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디벨로퍼 기업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그럼에도 디벨로퍼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는 뚜렷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수년 내 단독 시행사업을 맡아 명실상부한 디벨로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