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옴니채널(Omni Channel)’을 완벽하게 구현해 다시 한 번 판을 바꿔보겠습니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박진회(사진) 한국씨티은행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국내 은행권에서는 옴니채널을 완벽하게 구현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미 전산 업그레이드 계획이 내후년까지 이미 잡혀 있고 예산대로 집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모바일·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고객이 자유롭게 접근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박 행장은 “예컨대 모바일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검색해본 고객이 지점에 찾아오면 그 내역을 보고 바로 맞춤형으로 안내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처음으로 옴니채널 구축과 관련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옴니채널이 구현되면 디지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의 업무 연속성이 확보된다. 박 행장은 “데이터를 옴니채널 형태로 관리할 수 있어야 디지털 채널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미 지점망을 줄이고 몸집을 가볍게 한 씨티은행이 다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최근 1년간 시중은행 대비 적은 지점 수라는 기존의 약점을 뛰어넘어 디지털로 경쟁할 채비를 마쳤다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 점포 126개 중 90개를 통폐합하고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 행장은 “씨티은행은 50년 전 한국에 진출한 후 여러 선진 금융 모델을 제시해왔다”며 “이번엔 디지털 혁신으로 다시 한 번 판을 바꿔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들의 투자와 방향을 공부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미래먹거리로 삼고 있는 자산관리(WM) 영업도 본격화할 것을 예고했다. 총 7개(오픈 예정 1곳 포함) 대형 WM센터를 거점으로 해 센터에 오는 고객에 대한 자산관리뿐 아니라 현장에 있는 고객에게 찾아가는 자산관리를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행장은 “대형 센터를 꾸린 것은 자산관리 인력들을 한데 모아 교육하고 소통시켜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직접 방문하는 경우를 늘리고 관련 광고도 하고 영업 활동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행장은 지난 2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3년 연임이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2014년 10월 취임한 박 행장은 오는 2020년 10월까지 씨티은행을 이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