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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 '월중도' 중 제2면 그림

보물 제1536호 ‘월중도’ 중 ‘청령포’.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 제1536호 ‘월중도’ 중 ‘청령포’. /사진제공=문화재청


왕의 적장자 외아들로 태어나 만 11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왕좌에서 물러나고 열여섯의 나이에 쓸쓸히 유배지에서 세상을 등진 비운의 왕 단종(1441~1457). 보물 제1536호 ‘월중도’는 유배지 영월에 남겨진 단종의 자취와 충신의 의지가 깃든 장소를 8폭의 그림으로 제작한 화첩이다. 첫 그림은 단종의 왕릉인 장릉을 지도 형식으로 그린 것이고 두 번째 그림은 청령포를 마치 공중에서 내려다본 듯 과감한 구도로 그린 실경산수화다. 그 뒤로 단종이 세조가 보낸 사약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영월 객사의 관풍헌, 어린 단종이 피를 토하며 우는 자규(소쩍새)의 한을 담은 시를 읊었다고 하는 ‘자규루’ 그림이 이어진다. 단종에 대한 절의를 지키며 숨진 사육신을 모신 창절사, 단종의 시녀와 시종들이 뛰어내린 낙화암, 영월 일대 지도 등이 화첩에 담겼다. 그림은 하나같이 정교하며 밝은 색채를 구사해 화사하다. 그림의 화격이 높아 왕을 위한 어람용으로 제작된 듯하며 제작 시기는 19세기 전반으로 추정되지만 학계 일부에서는 정조가 제작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2면의 그림인 ‘청령포’는 뒤로는 절벽이 드리우고 세 면이 물로 둘러싸여 섬처럼 보이던 단종의 유배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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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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