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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한국시리즈=우승’공식…이번에도 통했다

기아 타이거즈 8년만의 ‘V11’

두산의 끈질긴 추격 따돌리고

5차전 접전 끝 7대6 1점차 승

양현종 마무리 투입 강수 끝에

1차전 패배 딛고 ‘통합 우승’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V11’의 포효를 듣기까지 8년이 걸렸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국내 프로야구를 완전히 접수했다. 올 시즌 KBO 정규리그 우승팀인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정규리그 2위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7전4승) 5차전에서 3회에 터진 이범호의 만루홈런 등으로 7대6으로 이겼다. 이로써 KIA는 1차전 패배 뒤 4연승으로 통합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해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를 제패해 ‘한국시리즈 진출=100% 우승’이라는 공식도 이어갔다. 또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승(43승) 신기록도 작성했다.

해태는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첫 우승을 차지한 후 1986~1989년 4시즌 연속 왕좌에 올랐고 1991, 1993, 1996~1997년에도 우승했다. 해태 왕조가 저문 뒤 2009년 KIA라는 이름을 내걸고 첫 우승을 일궜고 이후 8년 만인 올해 프랜차이즈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역사를 썼다. KIA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아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끈 김기태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14번째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고는 김응용(해태), 조범현(KIA) 감독에 이어 세 번째다. KIA에 밀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부터 치른 두산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및 통산 여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1점 차의 살얼음 승부에서 9회 말 마운드에 선발 양현종을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2차전 1대0 완봉승의 주인공인 양현종은 사흘을 쉰 뒤 마무리로 다시 등판했다. 초반에는 불안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줬고 이후 오재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조수행의 번트를 3루수 김주형이 악송구하면서 1사 2·3루에 몰렸다. 안타 하나면 끝내기로 지는 상황. 허경민을 볼넷으로 걸러 만루작전을 택한 양현종은 공을 던질수록 구위가 살아났다. 결국 박세혁을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잡은 뒤 2사 만루에서 김재호를 초구에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4시간여의 접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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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IA를 살린 것은 구원투수 김윤동이었다. 7대6으로 겨우 앞선 8회 말 김세현이 두산 대타 국해성에게 우전안타를 맞자 김윤동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김윤동은 1번 민병헌, 2번 오재원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3번 박건우마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완벽하게 불을 껐다. 두산은 0대7로 패색이 짙던 7회에 6점을 수확하며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끝내 동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5대7로 따라간 1사 1·3루에서 최주환의 타구가 내야안타로 연결되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 큰 바운드로 튀어 속도가 줄어들면서 처리가 어려웠음에도 KIA 유격수 김선빈은 빠른 판단으로 달려 나와 ‘러닝 스로’로 타자 주자를 잡았다. 1점을 주기는 했지만 천금의 아웃카운트였다. 1사 1·2루가 될 상황이 2사 2루가 됐고 결국 후속타자 박세혁이 헛스윙 삼진되며 KIA는 한숨을 돌렸다.

한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62년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휴스턴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계속된 월드시리즈(7전4승) 5차전에서 연장 끝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13대12로 눌렀다. 3승2패가 된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정상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1988년이 월드시리즈 마지막 우승인 다저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7대8로 뒤지다 7회 조지 스프링어의 솔로 홈런, 호세 알투베의 역전 2루타, 카를로스 코레아의 투런포로 11대8로 앞서 간 휴스턴은 12대9로 앞선 9회 초 야시엘 푸이그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3점을 내줘 연장으로 끌려갔다. 분위기는 다저스 편인 것 같았다. 그러나 10회 말 2사 후에 흐름이 바뀌었다. 휴스턴의 브라이언 매캔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고 스프링어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것. 2사 1·2루에 타석에 선 알렉스 브레그먼은 간결한 스윙으로 다저스 마무리 켄리 얀선의 초구를 공략했다.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졌고 2루 대주자 데릭 피셔가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5시간여의 혈투를 마감하는 브레그먼의 끝내기 안타였다. 두 팀은 11월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6차전을 벌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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