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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산모·태아도 집중치료실서 안전하게…시설·장비·인력 3박자 갖춰

[헬로 굿센터]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야간에도 전담 의사 3명 상주

분만실·중환자실 문 하나로 연결

응급상황 대처…산모마취 전담팀도

박교훈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장이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산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박교훈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장이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산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지난 10월30일 오후 분당서울대병원 4층 고위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고위험 산모와 태아가 장기간 입원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분만을 준비할 수 있게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창밖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다. 태아의 심장 상태, 산모의 자궁수축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기들을 갖춰 의료진이 중앙 전산시스템을 통해 산모들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임신 28주 미만 태아의 집인 양막이 파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통(조기 분만진통)이 왔거나 진통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양막이 파열돼 양수가 새어나오거나(조기 양막파수) 임신성 고혈압과 단백뇨로 전신경련·발작증상(임신중독증)이 나타날 수 있는 고위험 산모들로 8병상 모두 빈자리가 없다.


이 병원은 2013년 보건복지부 지정 신생아집중치료센터에 이어 올해 8월 경기권역에서 하나뿐인 보건복지부 지정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오픈했다. 센터는 고위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과 신생아 집중치료실(40병상), 2개의 전용 수술실과 수술이 가능한 1개 분만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규시간 외에도 전문의 1명을 포함한 산부인과 의사 3명이 병원에 24시간 상주하고 마취통증의학과엔 산모 마취 전담팀을 가동한다. 분만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이 문 하나로 연결돼 응급상황 발생 때는 재빨리 대처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의 간호사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조산아를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의 간호사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조산아를 돌보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분만하는 산모는 70%가량이 고위험군이다. 조기 분만진통·양막파수, 임신중독증, 자궁 내 성장제한, 태아기형, 쌍둥이 임신, 전치태반 산모 등이다. 임신중독증은 △산모에게 전신경련·발작, 혈액응고·신장기능 이상, 출혈 등을 △태아에게 발육부전, 조산, 자궁 내 태아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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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훈 센터장은 “임신 34주가 안 돼 분만하면 아기에게 뇌성마비 등 장기적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28주 무렵에 조기 분만하면 감염을 막고 폐 성숙을 돕기 위해 항생제·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신생아 가운데 임신 24~27주에 태어난 조산아는 1995년 15명에서 2015년 249명으로 16배, 전국 신생아 중 1.5㎏ 미만 극저체중아는 같은 기간 0.16%(72만명 중 1,147명)에서 0.69%(44만명 중 3,032명)로 3.3배 증가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산모 사망원인 1위인 산후출혈의 경우 생존율 100%, 자궁보존율 91%를 자랑한다. 2010~2014년 5년간 다른 병·의원에서 이송된 산후출혈 산모 368명이 적혈구 수혈, 자궁동맥에 젤 같은 것을 넣어줘 출혈을 막는 응급 색전술 등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고 있는 전치태반 산모의 경우 태반을 떼어낼 때 심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지혈이 안 되면 자궁 절제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기형아 출생 위험 등을 낮추기 위해 임신 전부터 혈당 조절에 들어간다. 박 센터장은 “임신 10~12주까지 태아의 뇌 등 각종 기관이 만들어지는데 산모가 당뇨병이면 태아의 혈당도 함께 높아지고 안 좋은 물질들이 많이 분비돼 기형 같은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며 “음식조절·운동으로 안 되면 먹는 약 대신 인슐린 주사제로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전증(간질)이나 조울증·우울증 등을 앓는 산모에게는 태아에게 미치는 위험이 적은 약으로 바꿀 것을 권한다. 박 센터장은 “산모가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자의적으로 약을 끊는 경우가 있는데 산모의 상태가 악화하면 태아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안전하거나 위험도가 낮은 약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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