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 방송 된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이동윤, 이하 ‘이소소’)’ 15-16회에서는 한아름(류현경 분)이 엄마 윤복인(윤복인 분)에게 당당히 독립을 선언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아름은 거실에 온갖 운동 기구를 꺼내 놓고 운동을 하고, 복인은 다이어트를 한다는 아름의 말을 비웃는다. 살 빼서 사진진(한예슬 분)처럼 되겠노라 호언장담을 하는 아름에게 복인은 “제발 살도 빼고, 방도 빼라”며 핀잔을 준다. 이에 아름은 “홀로서기 해서 비혼의 삶을 보여주겠다”며 복인에게 당당히 독립을 선언한다.
이 과정에서 아름은 복인에게 다달이 50만원씩 차곡차곡 모아뒀던 결혼 자금 5000만원을 돌려 달라 요구한다. 하지만 복인은 지갑 열기 좋아하는 아름을 뭘 믿고 주냐며 이를 거부하며 “직장 생활 10년에 꼴랑 그 5000만원이 다는 아니지?”라고 묻는다. 아름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니라 부정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통장엔 달랑 470여만원이 남아 있을 뿐.
이런 아름의 짠한 현실은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갈 뿐 저축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 살아가는 직장 여성들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냥 싱글 여성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낸 류현경의 ‘슈퍼 리얼리즘 연기’는 웃픈 공감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그럼에도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싱글 라이프를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비혼족’의 로망. 적은 예산에 아랑곳 하지 않고 “어쨌든 독립”이라며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을 보이던 아름은 그 날로 부동산 사이트를 뒤지며 방을 알아보고, 봉고파 3인방과 새로운 ‘아지트’에서의 화려한 홈파티를 상상하며 찜 해놓은 방 계약을 바로 추진한다. 하지만 사진으로만 방을 확인한 채 계약금을 보내려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아름이 과연 꿈꾸던 화려한 독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류현경이 열연하는 ‘20세기 소년소녀’는 매주 월화 오후 10시에 MBC에서 방송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