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설정 스님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및 우정국로 특설무대에서 열린 취임 법회에서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취임 법회에는 종도와 각계 인사 등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야심경 봉독과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 설정 스님의 취임사, 정관계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설정 스님은 취임사에서 “종단의 재정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과 중앙종회·대중공사로 전근대적인 분담금 제도, 정부 예산 지원 의존, 문화재 관람료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교 문화재를 성보가 아니라 단순한 문화재로 취급하는 국가의 불교 전통문화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청와대 미남불상’ 이전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설정 스님은 “제 부덕과 불찰로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며 “모든 종도가 화합할 수 있도록 대탕평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역할이 커지고 있는 비구니 스님(여성 출가자)들이 자질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안을 수립하고 비승가적이고 반불교적인 선거의 폐단을 개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취임 법회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이주화 한국이슬람중앙회 이맘,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정세균 국회의장, 이원욱·서영교·오영훈·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갑윤·홍문표·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강길부 바른정당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