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청소년 사건을 맡아보며 이들의 교화에 앞장서 온 ‘호통 판사’ 천종호(사진)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은 제 12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천 부장판사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올해로 21년째 법관으로 재직했고 자진하여 8년째 소년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죄를 뉘우치지 않는 소년 가해자를 엄벌하며 호통을 치는 모습 때문에 ‘호통 판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천 부장판사는 법원 밖에서는 사재를 털어 비행 청소년들을 위한 공동 주거를 설립하고 함께 해외봉사·야구단 활동을 하는 등 소년범의 교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천 부장판사는 2013년 소년범 재판의 이야기를 담은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2015년에 보호소년들과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같은 저서를 출간하고 인세는 전부 청소년 교화 공동주거에 기부했다. 또 지난해에는 그가 제안한 청소년 회복센터 설립이 법제화하며 ‘천종호법’으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천 부장판사는 부산의 빈민가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여건 때문에 사법고시도 6번 도전해 어렵게 합격했다고 한다.
천 부장판사의 시상식은 오는 7일 오후 3시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은 올해 시상식은 기존 호텔에서 진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상자와 인연이 깊은 서울소년원에서 열기로 했다. 영산법률문화상은 영산대 설립자인 고(故) 박용숙 여사가 2002년 12월 사회환원 차원에서 출연한 현금 30억원을 기금으로 해 2004년부터 매년 공익 향상과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한 법조인에 시상하고 있다. 수상자는 상금 5,000만원을 받으며 현직 법관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천 부장판사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