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2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공무원 증원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9년 만에 최대 증가율(7.1%)을 보인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야당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반면 여당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며 세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김종석 자유한국당·정인화 국민의당·홍철호 바른정당·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예산정책처와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도 예산안 내용과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윤후덕 의원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예산안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재정건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성장에 기여해 재정 확보 기반을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 증원 예산에 대해서는 일반공무원이 아닌 경찰·소방관·집배원 등 생활 현장 필수 공무원에 한정된 증원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생활 현장 필수 공무원은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으로 증원이 필요하다”면서 “(증원 공무원의) 인건비는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SOC 예산을 올해보다 4조4,000억원 줄인 부분은 “(올해) 종료되는 주요 국책사업 분이 1조4,000억원, 계속사업으로 내년에 넘어가는 것이 3조원으로 내년 실제 집행 기준으로 볼 때 SOC 예산은 부족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SOC 사업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특정 지역을 홀대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등 복지예산이 대폭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서 아동수당은 피할 수 없으며 세계적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최저임금과 아동수당 등 복지 관련 예산에 대해 “보편적 시혜성 현금 나눠주기로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삭감 원칙을 분명히 했다. 또 예산안 7.1% 증가에 대해서도 “이례적 팽창이다. 큰 정부는 자랑스러운 정부가 아니다”라며 “경기 과열, 거품경제의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SOC 예산 대폭 삭감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자 억지책과 맞물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석 의원은 “SOC는 생산성을 항구적으로 높이고 공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또 다른 복지 제도”라며 “더욱이 현 정부가 강경한 부동산 대책을 쓰고 있어 주택·건설 경기가 동결됐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SOC 예산 삭감을 ‘호남 홀대’라고 성토했다. 정인화 의원은 “SOC 예산 20% 삭감과 농업 예산 감소로 농어민의 실망이 크다”며 “특히 SOC는 호남을 차별하는 대표적 예산”이라고 질타했다.
바른정당은 공무원 증원 예산은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홍철호 의원은 “(공무원 증원은)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며 “공무원 연금을 고려하면 600조원 규모의 재정이 들어가야 하는데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