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를 입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부산대에서 스타킹을 신은 여대생 다리에 먹물을 뿌리고 달아난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제보돼 현재 경찰이 추적 중인 가운데 비슷한 시기 서울 신촌에서도 먹물 테러가 발생해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도 16차례에 걸쳐 스튜어디스 복장을 한 여성의 스타킹에 먹물을 뿌린 뒤 화장실에 버린 스타킹을 가져간 정모(30) 씨가 지난 3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 씨는 과거에도 3차례에 걸쳐 비슷한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여성들은 강남역에서 먹물 테러를 당하면 스타킹을 버리러 혼자 화장실에 가지 말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피의자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범행”이라고 자백했음에도 수사기관은 직접적인 신체 접촉 등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범죄로 판단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성들이 느끼는 고통과 법적인 잣대 사이에 다소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성범죄로 강력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특정 신체 액체를 뿌리는 행위는 상징적인 행위로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명백한 성범죄”이며 “성적인 쾌락을 목적으로 한 범죄인데 성범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죄의식 없이 같은 범행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