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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1인 방송, 내년엔 주류매체보다 인기"…스타 BJ엔 3,800만원 어치 별풍선 선물도

스마트폰 일상화·쌍방향 소통 매력에 급부상

대기업·지상파 방송도 앞다퉈 MCN 설립 나서

대도서관·윰댕 등 스타 BJ 모셔가기 전쟁

'콘텐츠+커머스' 새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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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인기를 끄는 등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속출할 것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8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이 점을 강조했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창작자)를 내세운 1인 미디어가 성장 산업으로 부상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악어’를 치면 파충류보다 게임 브로드캐스팅자키(BJ) ‘악어’가 먼저 뜰 정도로 1인 미디어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를 내세운 유튜브·팟캐스트·아프리카TV(067160) 등은 새로운 문화 산업이 됐고 BJ로 불리는 1인 크리에이터는 하나의 직업이 됐다. 그룹 버글스가 1979년에 라디오 시대가 끝나고 비디오 문화가 도래했음을 ‘비디오 킬즈 라디오 스타(Video Kills Radio Star)’로 노래한 이래로 이제는 비디오 등 영상 산업과 기존 방송을 SNS가 장악하게 됐다. 비록 한국식 조어지만 DJ나 VJ를 BJ가 압도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1인 미디어가 대중을 사로잡은 데는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자연스럽게 매체 환경이 변한데다 기존 올드미디어가 주입식·일방적 정보 전달을 했다면 1인 매체는 시청자와 창작자 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적용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 커다란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1인 미디어 방송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8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960억원, 2018년에는 1,150억 원, 2019년에는 1,37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금융업계의 전망이다. 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이용자들의 동영상 시청 비중은 점점 증가해 지난 10월에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가운데 55% 이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이용자들의 동영상 이용률이 높은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기업과 지상파 방송도 1인 창작자의 방송을 지원하는 다중채널 네트워크(MCN·Multi Channel Network)를 잇달아 설립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CJ E&M(130960)은 2103년 7월 국내 최초로 MCN 사업을 시작하고 게임·뷰티·키즈 분야에서 200여 크리에이터들과 제휴했으며 2년 내 2,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CJ E&M은 1월 다이아TV 채널을 열고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했다. 그 뒤를 잇는 트레져헌터도 인기 1인 크리에이터 ‘양띵’ ‘악어’ ‘김이브’ 등을 보유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판도라TV도 1인 크리에이터 전용 페이지를 신설했으며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100여개 MCN 사업사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상파의 경우 MBC는 카카오와 협력해 ‘마이리틀텔레비전’을, KBS는 ‘예띠 스튜디오’를 각각 출범시키는 등 1인 미디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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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의 스타인 ‘1인 크리에이터’, 즉 BJ는 인기를 끌면 단번에 부를 거머쥐는 경우도 많다. 한 여성 BJ는 ‘열혈팬’으로부터 현금 3,8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아 화제가 됐다. 그녀가 선물로 받은 ‘별풍선’은 아프리카TV를 통해 영상을 시청하다가 맘에 들면 해당 BJ에게 즉시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현금성 아이템이다. 뽀통령 뽀로로에 이어 ‘캐통령’이라 불리는 ‘캐리’를 비롯해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하는 ‘대도서관’, 음악을 소개하고 시청자와 채팅을 통해 소통하는 ‘윰댕’, 시청자와 채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김이브’, 게임 크리에이터 ‘양띵’, 자취생을 위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소프’, 베이킹 푸드 레시피를 알려주는 ‘스윗더미’ 등 인기 BJ가 커다란 인기를 끌며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의 주역이 되자 ‘인기 BJ 모셔가기 전쟁’이 벌어질 정도다. 여기에 인기가 높아지자 ‘대도서관’ ‘양띵’ ‘윰댕’ ‘쉐리’ ‘홍방장’ ‘풍월량’ 등 BJ가 수익분배 구조 등에 불만을 품고 아프리카TV 이탈을 선언하는 등 이들은 점점 MCN의 핵심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BJ의 콘텐츠와 커머스를 엮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뷰티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미셸 판의 화장품이 대표적인데 화장품 대기업 랑콤이 그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우먼스톡이 비슷한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색칠공부 책을 펴내는가 하면 국내 유제품 업체와 손잡고 요구르트를 출시하는 등 BJ 자체가 기업이 됐다. 이 외에도 CJ오쇼핑은 ‘대도서관’과 손잡고 ‘먹방쇼핑’을, 롯데홈쇼핑은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를 활용한 영상 ‘막례쑈’를 선보이는 등 소비 산업 전반에서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 가세한 1인 미디어의 인기 비결은 모바일 중심으로 매체 환경이 변한데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세대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이제는 이용자와 한 몸이 돼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매체를 접하다 보니 순간적인 집중력을 요하는 짧은 영상 등이 최근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가 됐다. 이에 따라 자신만의 특별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소프’ ‘스윗더미’, 뷰티 분야의 ‘씬님’ ‘회사원A’, 어린이용 콘텐츠를 만드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토이푸딩’ ‘허팝’ 등 BJ들의 영상 콘텐츠는 MCN의 섭외 0순위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조리법, 출근 시 ‘초간편 메이크업’ 비결 등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SPA 브랜드처럼 발 빠르게 만들어내 재빠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 전성시대 또한 이런 현상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 됐다. ‘혼밥’ ‘혼술’이 일상인 1인 가구에 텅 빈 집에 왔을 때 말벗이 돼주거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또 소극적인 시청자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시청자 혹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대중의 욕구 역시 1인 미디어의 확산과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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