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지난 여름 해외여행에서 쓴 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일반여행 지급액은 69억 5,530만 달러로 약 7조 7,621억이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2분기 62억 7,950만 달러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최고 기록이던 작년 3분기 보다도 5.5%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701만 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득 증가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여행지급액, 출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내수 소비 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어 대비를 이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증가 폭이 1분기(1.9%), 2분기(1.7%) 확대됐지만 해외지급액 증가세보단 작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놀거리’, ‘먹거리’ 등 국내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 여행 보다 소비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리조트, 골프 여행 등 국내에도 다양한 여행 수요가 생겼지만 이를 충족하는 인프라가 없다”며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