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된 만큼 후속 임원 인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늦어도 다음주 초께는 임원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사장단 인사 일주일 내 후속 인사가 났지만 이번에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심은 임원 인사 폭이다. 삼성은 지난해 최순실 사태 여파로 연말 임원 인사를 건너뛰었다. 대신 지난 5월 긴급한 자리만 최소폭으로 움직였다. 재계에서는 권오현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세대교체’를 기치로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내려온 만큼 임원 인사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삼성 인사의 방점이 신상필벌보다는 세대교체에 더 찍혀 있는 만큼 나이가 예전보다는 더 중요한 인사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60대 임원 상당수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승진 등 상당 폭의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여건도 앞선 사장단 인사를 통해 조성됐다. 디바이스솔루션(DS)과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3개 사업부문장은 모두 50대로 채워졌고 그 아래 사업부장도 대거 교체되거나 승진해 임원 인사 운신의 폭이 커졌다. 일부 60세 이상 사장급 임원들이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며 용퇴하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신임 부문장 3명의 평균 나이는 63.3세에서 57세로 6.3세 젊어졌고 사장 승진자 7명의 평균 나이는 55.9세에 불과하다.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하면서 여타 계열사들도 차례대로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와 삼성벤처투자·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이 삼성전자와 같은 날 사장단 인사를 낸 것으로 봐서 다른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삼성전기는 사장 교체 인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해 3월 사령탑에 올랐고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1960년생으로 세대교체 대상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 계열사는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김창수(62)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61)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61) 삼성증권 사장 모두 이번에 용퇴를 선언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다.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지도 3~4년으로 길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제조 계열 CEO도 교체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