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가, 유커 맞이 마케팅 시동] “기다렸다 유커의 귀환” … 명동 곳곳 ‘중국어 가능자’ 구인 공고

면세점, 주말 유커들로 다시 북적

SNS홍보·여행사 네트워크 재가동

광군제 겨냥해 적립금 프로모션

백화점·쇼핑몰도 할인행사 봇물

5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유커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 보고 있다,/변수연기자5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유커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 보고 있다,/변수연기자


“招女職員(여직원 구함).” “중국어 가능자 뽑습니다. 영어나 일본어 구사하면 더욱 좋습니다.”

5일 낮 12시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해빙 이후 맞은 첫 주말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 곳곳에서는 지난 1년간 실종됐던 중국어로 된 구인광고가 크게 눈에 띄었다. 에뛰드하우스 명동 6호점 직원은 “해당 구인광고를 최근에 붙였다”며 “명동 내 에뛰드하우스 거의 전 지점에서 정직원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매장 직원 김모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많아지면서 매장 한 칸(10평대) 기준 1~2명 일했던 직원들을 1~2명 더 늘리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아직 눈에 띄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명동의 뷰티 및 패션 매장들은 본격적인 유커 맞이 채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명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도민숙씨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거래가 없어도 어떻게든 팔아달라’고 사정했던 업자들이 막상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연락이 어렵다며 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어 가능한 판매 여직원을 뽑는 구인 광고./변수연기자중국어 가능한 판매 여직원을 뽑는 구인 광고./변수연기자


이날 찾은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불과 보름 전과 달리 오랜만에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중국인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중국인 관광객 소모씨는 “중국 내 반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고 다들 한국에 오고 싶어 한다”며 중국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면세점의 한 직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매대행업자들이 일부 화장품 매장만 찾았던 데 반해 개인 중국 관광객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며 “사드 완화가 풀리기 바로 직전부터 이 같은 조짐이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해빙 무드가 번지면서 잔뜩 위축됐던 국내 유통 업계는 ‘웰컴 유커’ 마케팅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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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롯데면세점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와 현지 여행사와의 교류를 다시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 항공, 신용카드사 등 제휴처와 협의 중이다. HDC신라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들도 여행사 네트워크를 다시 가동하고 해외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드 완화 조치가 오는 11일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와 맞물려 일어난 터라 우선 광군제 프로모션이 ‘웰컴 유커’ 마케팅의 스타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은 10일까지 매일 당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60달러를 주고 11~12일까지는 특별 적립금 2종 세트를 준비했다. 두타인터넷면세점 중문몰은 11일까지 매일 오전11시11분부터 선착순 1,111명에게 쇼핑 적립금 11만1,111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씨트립 카드, 쿠쿠 밥솥 등이 경품으로 걸려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과의 협의를 통해 씨트립에서 한국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고객에게 제공했던 VIP라운지 무료 이용권 제공, 구매금액별 상품권 프로모션 등을 이달 중으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도 30일까지 오랜만에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 행사를 기획, 은련카드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구매금액의 5%를 깎아준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 팔로어를 대상으로 5% 할인쿠폰을 준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은 한중 해빙 무드에 대비해 거래 상품을 전년보다 30% 늘렸고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사드 역풍의 대표적인 피해 기업 오리온 역시 최근 중국에서 신제품 ‘큐티파이 레드벨벳’을 선보이는 등 연내 2~3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하기로 했다. 농심 측은 “중국 실적이 3·4분기 이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현지 마케팅과 판촉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심희정·변수연기자 yvette@sedaily.com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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