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는 취업준비생에게 언제나 선망의 직장이다. 취업포털 등이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면 이들 기업은 대개 1~2위를 다투곤 한다. 그렇다면 이들 두 기업의 재무상태를 서로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재직자들은 각자의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서울경제신문은 기업기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와 함께 양사를 비교했다. 재무평가는 △규모형태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의 4가지 항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직자평판은 해당 기업에 재직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인이 복지·근무환경·경영진 등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세부 항목은 △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자기성장·경력 △경영진·경영 등 5개로 구성됐다.
매출액과 자본금, 종업원수, 기업 형태 등으로 매겨지는 규모형태 점수는 삼성전자가 100점, 한전이 87.5점으로 조사됐다. 자기자본비율, 부채비율, 신용등급, 유보율, 당좌비율 등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안정성은 삼성전자 89.2점, 한전 79.1점이었다. 수익성은 지난 3년간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매출액 순이익률, 자본금 순이익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88점, 한전이 84.6점이었다. 성장성은 유일하게 한전이 앞섰다. 한전은 81.6점으로 삼성전자 75점보다 높았다. 성장성은 최근 3년 간 매출액 증가율, 자산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종업원수 증가율 등으로 평가한다.
삼성은 경쟁…한전은 협동적 분위기
조직문화·분위기 만족도는 삼성전자 81.5점, 한전 86.9점으로 집계됐다. 여성직원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두 회사 모두 20~40%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팀장 이상의 여성 관리직 비율 역시 20%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공통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사내 직원들 사이는 경쟁적인가요, 협력적인가요”라는 질문에는 두 기업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65%가 경쟁적이라고 답했지만 한전은 72%가 협력적이라고 답한 것이다. “사내직원들의 성향은 안정적인가요, 도전적인가요”라는 물음에는 삼성전자는 35%가 도전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한전은 무려 85%가 안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300% 이상 주기도
급여·복리후생 만족도는 삼성전자가 85.2점, 한전이 87.2점으로 나타났다. 사무공간(시설·기기)에 대한 만족도와 휴게 공간(시설·비품)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두 회사 모두 70% 후반에서 80% 후반을 기록했다. 반면 연봉 인상률과 성과급 수준 만족도에 있어서는 두 기업 간 차이가 컸다. 연봉 인상률이 5%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은 삼성전자는 43%, 한전은 63%로 집계됐다. 성과급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전은 61%가 100% 미만이라고 답한 반면, 삼성전자는 42%가 300% 이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재직자는 “삼성전자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이익이 돌아간다”고 언급했다.
한전 초과근무 ‘주 10시간 미만’ 압도적
근무시간·휴가 만족도는 삼성전자 81.9점에 한전 88.4점이었다. 한전은 삼성전자에 비해 초과근무시간이 적고 휴가 사용이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가 끝나면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삼성전자는 59%, 한전은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주별 초과근무시간에 대한 질문에 삼성전자는 5시간 미만, 5~10시간 미만, 10~20시간 미만, 20시간 이상 등 전체 선택지에 골고루 응답이 분포한 반면 한전은 10시간 미만에 체크한 비율이 96%로 나타났다. 연차나 대체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한전은 88%가 모두 자유롭게 쓴다고 답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각각 73%와 69%가 자유롭게 쓴다고 답했다.
한전 직원 93% “고용 안정적”
경영진·경영 만족도는 삼성전자 80.4점, 한전 85.5점이었다. 회사 경영진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질문의 답변은 삼성전자는 응답자의 41%가 선택한 비전제시형이 1위였고, 한전의 경우 38%가 고른 관계중시형이 1위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미래 성장성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각각 87%(삼성전자)와 88%(한전)로 많았다. 하지만 고용 안전성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한전은 93%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삼성전자는 77%의 답변자가 긍정해 차이를 보였다. 한전의 한 재직자는 “공기업이다보니 고용 안정성 만큼은 보장이 된다”며 급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반적인 점수를 종합했을 때 삼성전자는 성장성을 제외한 규모형태, 안정성, 수익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따 재무평가 부문에서 한전을 앞섰다. 한전은 재직자들이 직접 회사에 대해 평가한 재직자평판 부문에서 전 영역(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성장·경력개발, 경영진·경영)의 점수가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도움말=캐치